2분기 영업이익만 5636억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26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에만 10조2851억원의 매출액에 56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무려 234%나 급증한 규모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에도 주춤한 모습이다.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공개했지만, 실적을 공개한 26일 한때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코로나 팬데믹 전보다 낮아진 수익성

현대모비스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상반기 및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2분기 모듈·부품 부문의 매출액은 8조2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어났다. 애프터서비스 부문(매출액 2조123억원)에서도 47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외에서의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특히 북미지역에서의 매출액이 2분기에만 2조1930억원에 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8.2% 늘었다. 반면 중국시장에서의 매출액은 7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나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실적개선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년 동기대비 높은 실적개선을 이뤄냈지만, 주가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주가침체 배경으로 '낮아진 수익성'을 지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4%나 급등했지만, 지난해 2분기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2019년 2분기 대비 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2%나 감소했었다. 

게다가 더 중요한 점은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 2조50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영업이익률이 11.3%에 달했다. 하지만 2012년 영업이익률이 9.4%로 감소하더니, 해마다 줄어들었다. 2016년에는 5.8%, 2017년에는 5.8%을 기록하며 2011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 미래에 대한 투자, 언제쯤 빛 볼까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시장상황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규모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수익성 향상보다는 앞날을 예상하고 투자를 단행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어서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조65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5년 전인 2016년 6968억원의 R&D비용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내연엔진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전동화 매출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전동화 매출액이 1조3637억원으로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8%나 증가했다. 아직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신차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기존 EV모델들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전동화 매출규모 역시 빠르게 향상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도체 대란에도 현대모비스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물량 증가와 함께 신차출시도 예정돼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