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치 편향...문재인 디스 뒤, 박정희 뮤지컬 관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치 편향...문재인 디스 뒤, 박정희 뮤지컬 관람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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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유튜버 가세연이 제작한 박정희 일대기 담은 뮤지컬'박정희'관람
문재인 대통령-세월호 방명록의 '미안하다 고맙다'문구 빗대며 디스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살아있는 권력과 불가근 불가원'경영 원칙 위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정치 성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가(家)의 경영 전통은 '살아있는 권력과의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다.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이다. 삼성은 사카린 밀수사건(1966),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2016)사건을 통해 '불가근 불가원'원칙에 중요성이 인식됐다. 범삼성계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최근 정치성향 행보가 기업 경영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계는 28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달 중순 경에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박정희'를 관람한 사실을 전하면서 정치편향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박정희'는 가로세로연구소(약칭 가세연)가 제작을 맡고, 김세의 전 MBC기자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보수권 싱크탱크를 기치로 설립된 가로세로연구소는 김세의 전MBC기자와 강용석 변호사가 주축이 됐다. 하지만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운영에 주력하면서 싱크탱크 역할은 유명무실하다. 

강용석의 인싸뉴스, 라이브쇼, 김소연의 시벌저격, 목격자K의 간결한 출근길 등 정치와 시사 관련 영상을 정기적으로 올린다.  2019년 8월 조국 법무장관과 그의 가족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2020년대 들어 수 많은 사람들과 법적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과 딸 조민에게 고소를 당했다. 최태원 SK회장 측으로부터도 고소를 당했다. 비슷한 보수 유튜버인 김정민, 손혜원비리추적단의 손현 대표, 신혜식 대표 등과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뮤지컬 '박정희'는 박 전 대통령의 자녀인 박지만 EG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이사장을 비롯해 황교안(전 국무총리), 윤상현(무소속 의원), 현석, 허규ㆍ신동미 부부(배우), 현주엽(농구스타), 조영남, JK 김동욱(가수)등이 관람했다.

◇"미안하다 고맙다" 文디스

정 부회장의 뮤지컬 관람에는 문제가 없다. 최근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문구와 연관시켜 정치편향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사용했던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귀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세월호 방명록에 써 논란이 일었던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저격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우럭 요리와 랍스터 요리 사진을 올렸다. 우럭 요리 사진에는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설명을 달았다. 랍스터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는 설명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28일 오전에는 깨끗하게 비운 그릇과 접시 사진을 올린 뒤 "맛있게 잘 먹었어 고맙다"고 썼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정 부회장이 이 문구를 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에서 따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후 첫 일정으로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었다.

당시 문 후보의 글을 놓고 '아이들이 사고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뭐가 고맙다는 거냐'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미안하면 미안한 거지, 왜 고맙다는 말이 들어갔느냐는 것이 지적의 핵심"이라며 "미안한 것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살려내지 못한 때문이고, 고마운 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친여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세월호 희생자까지 조롱하는 것을 보면서 화가 난다. 스타벅스 이마트는 평생 가지 않겠다"며 불매 운동이 일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는 “앞으로 이마트만 이용하겠다”며 구매 운동을 제안했다. 가세연은 “앞으로 LG 트윈스만큼 SSG 랜더스를 사랑하겠다. 백화점을 간다면 신세계백화점만 가겠다”면서 “정용진 부회장님 너무너무 멋지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가로세로연구소, 윤서인 만화가, 성제준TV대표 등 보수적 성향을 지닌 유튜버들을 팔로잉했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서는 박영선과 오세훈 후보에게 나란히 팔로잉했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들이 정치권과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것이 기업으로까지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바른 정치를 권장하고 나쁜 정치를 못하도록 하며, 정치보다 더 강한 힘으로 사회와 조화와 안정에 기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매스컴을 창설을 결심했다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말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행보는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창업주는 사회의 변화를 주도했던 반면, 정 부회장은 인기에 영합한 측면이 높다. 페이스북 등 인스타그램을 통한 인기 영합주의보다는 기업 경영에만 주력해야 한다. 정치와 기업은 불가근불가원의 원치을 지켜야 할 것"이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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