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ESG경영 논란 하나銀 박성호 행장...정부 돈 가지고 코로나 대출 갑질
가짜 ESG경영 논란 하나銀 박성호 행장...정부 돈 가지고 코로나 대출 갑질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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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대출 대행 마치 은행 돈 빌려주듯 은행상품 끼워팔기
김한정 의원 "공적자금으로 절박한 소상공인 갑질해 실적 쌓기" 비판
박성호 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김정태 회장)의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박성호 행장)이 가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금융권은 ESG경영과 관련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도 ESG경영을 위해 '경영기획&지원그룹'을 만들고 'ESG기획섹션'을 신설했다. 기업시민으로써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ESG경영이 순전히 '뻥'인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 발생하면서 박성호 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하나금융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사업을 대행하면서 마치 은행 돈으로 빌려주는 것처럼 갑질을 하고, 은행 상품을 '끼어팔기'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MBC뉴스데스크는 22일 <[단독] '대출 끼워팔기'직원 실수라더니...하나은행 '본사'문건나왔다'는 제하 보도를 통해 하나은행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사업을 대행하면서  '끼워팔기' 갑질을 했고, 이를 평가하는 제도를 본사가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워팔기는 엄밀하게 불법은 아니다. 현행법상 법에 위반되는 이른바 ‘꺾기(구속성 상품 판매)’는 은행이 대출 전후 1개월을 기준으로 대출금의 1%가 넘는 구속성 금융상품에 차주를 가입시켰을 때만 포함된다. 신용카드는 구속성 상품으로 보지 않아 아예 꺾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MBC는 코로나19 대출을 받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을 찾아간 카페사장 A씨에게 은행 직원은 꺽기 영업을 시도했다. 본사 지침이라고 했다.

카페사장 A씨는 "본사 지시 사항이라서 자기네들도 결제 계좌를 바꿔주지 않으면 대출 자체가 안나간다고 말씀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본사 지침이 아니라, 직원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MBC는 하나은행 본사의 문건을 통해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나은행이 1년에 2회 실시하는 실적 평가표(만점 1,100점) 중에 100점은 법인과 소상공인이 대상인 기업손님 지수이다.

기업손님 지수 항목에는 대출, 퇴직연금 가입, 노란우산 공제, 카드결제 계좌 변경까지 촘촘하게 나눠 점수를 배정했다. 항목마다 실적을 많이 올릴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것. 

MBC는 "정부가 보증하는 코로나 대출도 예외가 아니었다. 절박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사실상 끼워팔기 영업을 압박하고 했다"고 지적했다.

절박한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은행 직원들 역시 절박한 심정으로 자신의 인사 평가를 위해 끼워팔기 영업을 할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도 거의 똑같은 실적 평가표를 운용하겠다며 지점들에 실적평가서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관우 하나은행 새노조 위원장은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사의 존폐 위기에 놓여 재단 보증서 대출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부수거래를 권유해야 되는 이런 평가제도가 하반기에도 계속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은행을 비롯해 다른 시중 은행들과 지점 실적 평가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금융권 끼워팔기 심각

은행들은  코로나19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세 명 중 한 명에게 은행 상품 끼워팔기를 했다.

지난해 10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결과’에 따르면 올 4~6월 동안 실행된 코로나19 1·2차 대출 67만7,000건 가운데 해당 차주가 대출 전후 2개월 내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한 건수는 22만8,136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4%에 달하는 비율이다.

끼워팔기는 신용카드 발급이 17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예·적금 가입이 6만9,000건이었다. 중도해지 때 원금손실이 가능한 보험·투자상품 가입도 6,218건에 달했다.

은행별로 대출 건수 대비 끼워팔기 발생 비율을 보면 전북은행(60%·3,337건)과 우리은행(59%·2만9,665건), 하나은행(50%·3만5,596건)이 가장 높았다. 건수로는 코로나19 대출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행이 끼워팔기도 9만6,031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의 끼워팔기 비율은 36%였다. 이어 KB국민은행은 23%, 신한은행은 21%, 농협은행은19%로 끼워팔기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정부의 공적자금을 미끼로 상품 판매를 하고 있던 것이 사실로 파악됐다”면서 “현행 꺾기 규제를 회피하고 혹시라도 대출이 거절될까 우려하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실적쌓기에 이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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