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그린뉴딜 유망기업에 선정한 아산엔텍이 공공기관 환경장비 구매 입찰에서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정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에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일보는 2일 <[단독] 30억 지원 그린뉴딜 유망기업에 ‘입찰 비리 업체’>제하의 기사를 통해 그린뉴딜 사업에 선정된 31개 사 중에 아산엔텍이 2년 전 입찰 비리가 밝혀져 과징금을 낸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녹색혁신기업에 선정된 아산엔텍은 지난 2019년 2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공기관 발주 대기오염 측정 장비 구매 입찰 담합 조사’에 적발됐다. 100만원 미만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당시 아산엔텍을 비롯해 에이피엠엔지니어링, 하림엔지니어링, 이앤인스트루먼트, 제이에스에이텍은 2007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국립환경과학원이나 지자체 12개 공공기관이 발주한 21건의 대기오염 측정 장비 구매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사, 들러리사와 투찰 가격을 합의하는 불법 담합 행위를 했다.

아산엔텍은 낙찰 예정사가 전화나 메일로 미리 알려준 가격을 받아 써내는 식으로 4개 사업에서 들러리로 참여하는 입찰 담합을 했다. 아산엔텍은 100만원 미만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낙찰예정사들은 내자구매 총 8건의 입찰에서 평균 97.18%, 외자구매 총 13건의 입찰에서 99.08%로 낙찰되면서 국가 세금을 축낸 것이다. 

<입찰담합 내역>

당시 공정위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공공 기관이 발주한 대기오염 측정 장비 구매 입찰과 관련하여 오랜 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입찰 담합 관행을 적발했다"면서 "국민의 건강 및 안전과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분야의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입찰 담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산엔텍이 최종 선정된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가 그린뉴딜 유망기업의 선정한 업체는 16개사이다.

당시 업체간 경쟁률이 5대 1에 달했다. 입찰 주관한 환경부 산하 기관인 환경산업기술원이 입찰담합이 문제가 될 것을 알고 사전에 법률 검토까지 마치면서까지 아산엔텍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박근혜 정부시절,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 채용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기관이다. 2017년 8월 인증 담당 직원이 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내부 비리 문제까지 불거졌던 바 있다. 

환경업계는 "환경산업기술원이 그린뉴딜 유망기업을 선정하면서 사전에 입찰 담합한 사실을 인지하고 법률 검토를 했다는 점만으로 문재인 정부의 뉴딜 사업에 대한 공정성을 훼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그린뉴딜 유망기업 선정 공고를 낸 시점은 지난 2월 9일. 입찰 담합으로 처분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아산엔텍을 그린뉴딜 유망기업으로 선정했다.

환경부의 서면·대면 평가가  ‘정부의 녹색전환 정책 취지 부합성’ 배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해 과거 입찰담합은 선정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환경부 관계자는 “선정 절차를 주관한 환경산업기술원이 심사 전 입찰 담합 문제로 법률자문까지 받았다. 하지만 아산엔텍의 신청 자격을 제한할 순 없었다”면서도 “향후 유망기업의 상징성과 선도기업 취지를 감안해 타법 위반 내역 여부도 평가 요소로 반영하겠다”고 해명했다.

아산엔텍은 2004년 2월에 설립됐다. 연구 시설들의 환경제어 설비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병원, 식ㆍ의약품 공장 등의 특수공조설비에서 일반공조설비를 시공하고 있다.  

한편,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할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에 31개사를 선정했다. 녹색혁신기업에는 ㈜미시간기술, ㈜세라컴, ㈜스타스테크연구소, 아산엔텍, ㈜아코플레닝, ㈜에싸, ㈜에코솔루텍, ㈜엔바이오니아,엘디카본, ㈜유앤유, 이엔티판넬(주), ㈜제이텍, ㈜조선내화이엔지, 토방이앤이(주), ㈜켄텍, 해성엔지니어링(주) 등이다. 그린벤처에는 ㈜대창솔루션, ㈜에이치에스씨엠티, 범준이엔씨(주),영진아이엔디(주),㈜비티엘첨단소재, ㈜유영산업, 새한환경기술(주), ㈜이엔에스, ㈜스타리온, 이피존(EP Zone), ㈜써모랩코리아, ㈜중앙강재, ㈜아셈스, 케이엠씨피(주), ㈜애니캐스팅 등이 선정됐다. 

조경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