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접종 재개에 ‘타이레놀 품귀현상’ 심각
코로나19 백신접종 재개에 ‘타이레놀 품귀현상’ 심각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1.0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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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10명 중 8명은 ‘타이레놀’만 찾아
1분기 타이레놀 매출 43% 증가..타사 제품 매출하락
방역당국 ‘부작용 시 타이레놀을 복용하라’안내한 영향
[사진=타이레놀 홈페이지 화면캡쳐]
[사진=타이레놀 홈페이지 화면캡쳐]

코로나19 백신 1차접종이 재개됨에 따라 타이레놀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타이레놀의 수급난은 지난 3월부터 2달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약국에서 타이레놀 찾기가 힘들다. 유통업체에서도 “제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진통제는 성분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는 ‘해열진통제’이며 이부프로펜 계열은 진통과 소염효과가 있는 ‘소염진통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부프로펜 진통제가 코로나19 백신의 면역 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소염진통제 복용 자제를 권고한 바가 있다.

우리 보건당국 역시 접종 후 이상 반응시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 복용을 권고했다.

타이레놀 품귀현상의 배경은 방역당국이 올해 초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안내한 영향이 크다.

대한약사회 등은 특정 제품을 언급한 방역당국을 비난했다.

이에 방역당국은“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일반 국민에게 어떤 약품인지를 쉽게 설명하고자 잘 알려진 제품을 한두 차례 언급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후 방역당국은 특정상품의 이름대신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문구를 수정해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타이레놀의 매출은 압도적으로 높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타이레놀의 매출은 147억 원으로 전년동기(102억 원) 대비 43%나 폭증했다.

문제는 방역당국이 정정해서 안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많이 알려진 타이레놀만 찾는다는 것이다.

부산지역의 한 약사는 “10명 중 8명은 타이레놀만 찾는다”라며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를 권하며 같은 약이라고 설명해도 ‘왜 이런 걸 주느냐’며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국내에는 타이레놀 이외에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가 존재한다.

삼진제약 ‘게보린’, 종근당 ‘펜잘’, 한미약품 ‘써스펜’, 부광약품 ‘타세놀’, 유한양행 '타나센' 등이다.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진제약 ‘게보린’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6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7억 원으로 44% 감소했다. 종근당 ‘펜잘’도 동일기간 13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26% 감소했다.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도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대웅제약 이지엔6 시리즈는 동일기간 20억 원에서 17억 원으로 15% 감소했고 한미약품 맥시부펜은 14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외에 안국약품 애니펜은 37%, 삼일제약 부루펜은 44% 각각 줄었다.

[자료=대한약사회]
[자료=대한약사회]

이에 대한약사회는 ‘백신접종 후 안전한 해열진통제 사용’이라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일종의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라며 “타이레놀 외에도 같은 성분의 다양한 약품이 있으니 당국에 성분명으로 안내토록 요구하는 한편 접종자들에게는 약사와 상담을 통해 약품을 구매하라고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27일부터 그간 정체되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65~74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이에 따라 타이레놀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이날 0시 기준 403만 744명으로 전체 인구의 7.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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