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론에 찬물...공정위, '일감몰아주기' 李 측근 검찰 고발
이재용 사면론에 찬물...공정위, '일감몰아주기' 李 측근 검찰 고발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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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삼성전자 TF장 정현호 사장 포함 전, 현직 임원 고발 방침
이재용 부회장 ‘캐시카우’ 의혹 외식사업 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이재용 삼성부회장@뉴시스

K-반도체 위기론에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삼성웰스트리를 부당지원한 것과 관련 공정위의 검찰 고발이 예상된다.

삼성웰스트리가 이재용 부회장의 캐시카우라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핵심 측근 임원까지 고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주도적으로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삼성 미전실, 부당지원 설계

경향신문은 19일 <[단독] 공정위,  ‘부당지원’ 삼성 미전실 등 전·현직 임원 고발 방침>제하의 기사를 통해 공정위가 삼성전자 등에 보낸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관련 심사보고서'에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임원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고발 대상에는 삼성에버랜드에서 급식사업을 물적 분할해 완전 자회사 형태로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하는 과정을 설계한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 핵심 관계자를 비롯해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코포스장(사장)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계열사(관계사)들을 수직적으로 지배하는 조직이다. 이건희 삼성회장 시절에 그룹 전체를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에 후신이다. 2016년 12월 '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완전 해체를 밝힌 뒤, 다음해 2월 해체됐다. 

공정위는 사업지원TF를 통해 부당지원에 관여했다는 보고 있다. 다만 고발대상에서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종 고발 여부는 오는 26~27일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 2018년부터 삼성그룹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높은 내부거래 비중, 대부분의 거래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점을 들어 부당 내부거래의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삼성웰스토리의 전체 매출액에서 계열사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1.4%에 달했다.

경향신문은 공정위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웰스토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면서, 이 부회장의 ‘캐시카우’ 역할도 일부 맡았던 정황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완전 자회사이다. 현재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18.13%를 보유한 이 부회장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모기업인 삼성물산에 매년 배당을 실시한다. 2017년, 2018년 웰스토리의 배당금은 각각 930억원, 500억원이다. 이 배당금 가운데 일부가 이 부회장에게 흘러가는 구조라는 것.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공정위에 자진시정에 해당하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이는 전·현직 임원이 고발 대상에 다수 포함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검찰 수사로 이어질 경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삼성에서는 동의의결로 처리하는 게 가장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공정위의 심사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해소 요원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 부회장의 현재 위기가 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이 부회장에 경영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하기 위해 이 부회장 남매가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여,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등을 지배하는 지배구조 시나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임원이 삼성웰스토리의 일감몰아주기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에 사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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