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산재사망] 권오갑 현대重 회장 책임론 확산
[현대重 산재사망] 권오갑 현대重 회장 책임론 확산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일 울산조선소 하청노동자 추락사...연이은 사망사고에 '노동자 죽음의 작업터' 비판
매년 산재 사망 사고 발생할 때 마다 고용노동부 특별김독과 사측 재발 방지 약속
권오갑 회장
권오갑 회장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4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근무 중 추락사고로 숨졌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현장의 산재 예방을 위해 특별·집중감독,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몽준 명예회장 일가와 권오갑 회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매년 사고 때 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던 고용노동부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월 8일 오전 8시4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원유운반선 탱크에서 작업하던 장모씨(40)가 10여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용접보조공인 장씨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근무에 투입됐으며, 용접에 필요한 장비를 가지러 이동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씨는 지난 2006년부터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를 옮겨다니며 일해 왔다. 지난 2월부터 현재 속한 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현장의 조도가 낮은 점, 안전펜스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을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부터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건의 추락사와 2건의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5월 열흘간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해 최고경영자 안전경영 의지 미흡, 현장 위험요인 교육 부재, 밀폐공간 작업 전 가스농도 미측정 등을 지적했다.

하지만 특별감독이 끝난 지 불과 하루 만에 파이프 용접작업을 하던 30대 하청노동자가 질식사했다.

노동부는 전담 상설감독팀을 구성해 지난해 6~7월 두 달간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2월 현대중공업에서 40대 노동자가 2.6t 철판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노동부는 다시 집중감독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석 달 만에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특별감독과 특별관리, 집중감독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산재 사망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산재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은 지난 1월 제정됐다. 시행은 내년 1월부터다.

◇권오갑 회장 책임회피 지적

현대중공업에서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한데도 대주주인 정몽준 회장 일가의 침묵과 권오갑 회장 등 경영진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산재 사망사고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엔 무려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에도 7명이 사망했다. 2016년엔 일주일 새 3명이 사망하는 등 11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2019년에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망 재해·산재 은폐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기업’ 명단에서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를 발생시킨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권오갑 회장은 매년 안전을 강조했다. 하지만 매해 산재 사고는 발생했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 발생하면서 권 회장의 안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백방이 무효인 대책이자 약속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지적이다.

같은날인 8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정규직 노동자 A씨(43)가 숨진 채 발견됐다. 

11시30분쯤 제철소 가열로 근처에서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A씨를 동료들이 발견했다. 홀로 설비 점검 작업을 하던 A씨가 근무 교대 시간까지 복귀하지 않자 찾아 나선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다.  

장석원 금속노조 언론부장은 9일 “작업 현장의 위험한 환경이 정규직·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중대재해법 시행 전이지만, 산재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 아래서는 안전에 비용을 투입할 이유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