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유혹하는 정치테마주...잘못 투자했다간 '깡통'
개미 유혹하는 정치테마주...잘못 투자했다간 '깡통'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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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평윤씨ㆍ대학동문 까지 테마로 이용한 테마주 극성

정치 테마주가 개미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4ㆍ7서울시장 재보선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시장을 혼돈하게 만들고 있다. 증시에서는 윤석열ㆍ이낙연ㆍ안철수ㆍ박영선ㆍ오세훈ㆍ이재명 등이 정치테마가 되고 있다. 이들 테마주가 약세장 속에서도 정치권 관련 종목은 연일 상한가이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 가장 가파르게 오른 종목 대부분이 정치테마주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테마주가 상위 4위까지 싹쓸이했다.

28일 한국거래소는 NE능률, 웅진, 덕성, 승일, 진양산업, 서연, 판도라TV, 미원홀딩스, 원익큐브, 푸른저축은행 등이 정치테마주로 분류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26일까지 상승세를 기록했다.

NE능률은 259.06%올랐다. NE능률의 최대주주인 한국야쿠르트의 윤호중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만으로 테마주가 됐다.

윤 전 총장이 사퇴한 전후로 무서운 기세로 급등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당사의 사업과 윤 전 검찰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도 냈다. 이 같은 공시에도 불구하고 최근 52주 최고가를 썼다.

웅진도 172.35%올랐다. 윤석금 회장이 파평윤씨로 알려졌다. 

덕성 (159.23%)과 승일 (145.33%)이 뒤를 이었다. 덕성은 이봉근 덕성 대표이사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다. 승일의 현직 대표가 윤석열 부친 윤기중 교수와 연세대 대학원 동문이라고 알려지며 테마주가 됐다.

진양산업 (141.12%)은 양준영 진양홀딩스부회장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고려대학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윤석열 테마주인 합성피혁 제조회사인 백산은 한국거래소가 지난 26일 단기과열종목(3거래일 단일가매매) 지정을 예고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특별변호인을 맡은 남기춘 변호사가 사외이사 선임소식에 테마주가 됐다. 

남 변호사는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 과정에서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대검찰청이 법무부에 징계를 요청한 당시 여주지청장이던 윤 전 총장의 특별변호인을 맡았다. 특별변호인은 법무부 징계 심리 과정에 참여해 보충 진술과 증거 제출 등을 담당하게 된다.

둘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이다. 대학 시절부터 막역한 친구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2010년 서울서부지검장 재임 시절, 한화·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과잉 수사’ 논란이 일자 이듬해 1월 사표를 냈다.

윤석열(NE능률, 웅진, 성보화학, 팬엔터테인먼트, 덕성, 서연, 제일테크노스 등), 이낙연(삼부토건, 우진, 삼환기업 등), 박영선(iMBC), 오세훈(진양산업, 금양, 한일화학, 진흥기업), 안철수(안랩, 까무이엔씨) 등이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증시에서 정치인 테마주, 대선 테마주는 ‘투기의 꽃'이라고 부른다. 투자로 보기 어려운 투기로 분류된다. 해당 정치인과 실제 어떤 인연이 있나 들여다보면 황당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근거 없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단타족이 몰리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진다. 해당 기업들은 오히려 당황하며 "관계없다"고 해명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이런 묻지 마 투기 열풍이 더욱 뜨거워진 모습이다. 동학개미 운동 여파로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 코스피가 3000선에서 횡보하면서 수익률을 챙기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시장 흐름을 이용한 작전 세력들은 정치테마주를 이용해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SNS와 유튜브 증권 방송 등을 통해 엉뚱한 종목을 정치인 테마주로 지목하고 각종 거짓정보를 퍼뜨려 테마를 만들어 작전에 이용하고 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정치테마주 대부분이 선거일 직후 테마가 소멸되면서 하락했다.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면 꼭 실패를 본다.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해선 테마를 보지 말고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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