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삼킨 롯데, 온라인에서 '유통명가' 재건 나선다
중고나라 삼킨 롯데, 온라인에서 '유통명가' 재건 나선다
  • 임지영
  • 승인 2021.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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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중..“충분히 관심있다”
관련업계“이커머스 시장서 롯데 큰 반격 나설 것”
[사진=각사 로고]
[사진=각사 로고]

롯데그룹이 '유통명가' 재건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25일 롯데그룹은 최근 국내 최대의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을 통해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의 약 95%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체 거래금액은 1150억 원으로 롯데의 투자금액은 200~3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롯데온(On)'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구성됐던 기존 유통망을 온라인으로 옮겨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 중고나라 인수 이어 이베이도 조준

롯데그룹은 유진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오퍼스PE와 함께 1150억원에 중고나라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경영권은 유진자산운용이 갖지만,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가 추후 다른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했다. 즉 롯데쇼핑이 언제든지 중고나라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으며,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쇼핑이 인수한 중고나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셀업체다. 산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고시장은 2008년도 4조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0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이중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해 회원수만 2300만명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리셀업체다. 실제 중고나라의 거래금액은 지난해 5조원으로 전년도 대비 43%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다. 롯데그룹은 최근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공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통해 유통명가 재건에 나섰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약 20조 원을 기록한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로 네이버와 쿠팡에 이은 시장점유율 3위업체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온라인 쇼핑몰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신동빈의 '롯데온' 전략 본격화

롯데그룹은 이미 '롯데온'이란 이름의 온라인 쇼핑몰을 지난해 출범한 바 있다. 하지만 잦은 오류와 미흡한 시스템으로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업을 담당했던 대표를 경질했을 정도로 경영진의 실망감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나라를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이 보유한 백화점,마트 등 유통망과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물류망을 결합해 중고나라의 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최근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를 경질했을 만큼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가 큰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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