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출범 그 후]큰 그림은 그렸지만 업무처리는 미숙
*[KRX출범 그 후]큰 그림은 그렸지만 업무처리는 미숙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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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등 구체적 계획 가시화
임직원들 업무처리에 서울오가며 허둥지둥 장중대량매매가 가능해지고, 통합차감결제로 비용이 줄어드는 등 통합거래소 출범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이영탁 이사장은 3월 초 ‘신경영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구체적으로 세부 계획들을 100일, 한달, 1년 단위 등으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각 기관 직원들은 자리이동과 사무실 이전, 통합거래소 출범에 따른 과중한 업무,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정신없는 하루로 업무의 차질을 빚고 있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업무상 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을 만나려해도 부산에 내려가 있어 못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고, 아직 각 부서별 전화번호 파악이 안돼 매번 연락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통합거래소 이영탁이사장은 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계획을 차례로 발표하며 글로벌 통합거래소를 출범시키기 위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신경영 3개년 계획’을 발표한 그는 최근 중국기업을 국내에 상장시키기 위해 직접 중국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이사장은 올해부터 10개사 정도의 외국기업을 유치해 오는 2008년까지 30개사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신경영계획에도 포함된 ‘시장신뢰지수개발’, ‘중국 등 외국기업 상장유치’, ‘거래소 수수료 인하’, ‘시장진입퇴출제도 개선’ 등의 주요 내용들은 하나둘씩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4월부터는 각종 거래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다. 증권선물거래소측은 “현행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겠지만 일단 거래소 차원에서 일부 수수료를 인하할 방침이며 구체적인 인하 폭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는 수수료체계를 잡기 위해 곧 시장효율화위원회가 설치된다.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IT통합은 3년간에 걸쳐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IT통합추진단은 3월내로 구성하기로 했다. 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로 나눠진 전산시스템을 통합할 계획이다. IT통합이 사실상 최고의 핵심과제이기 때문에 자문위원회와 협의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통합방안에 대해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할 계획이다.통합거래소 출범 후 눈에 띄는 성과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증권선물거래소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증권시장간 결제대금 통합차감결제(과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결제대금을 따로 납부하던 것을 통일시킴)를 지난달 21부터 시행할 결과 결제대금이 하루 평균 약 330억원 줄었다. 결제위험(결제대금에 결제기간을 곱한 수치)도 크게 줄어 시장운영의 안정성과 신뢰성도 향상됐다. 앞으로 증권선물거래소는 현물과 선물시장간 통합차감도 시행할 계획이다.반면 IPO전담팀 구성 계획은 연기되고 있다. 올해안에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 추진을 위해 IPO전담팀을 구성해 상장시기를 결정한 증권선물거래소는 IPO추진팀에 대해 아직 구성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학적 통합이다. 3개 기관 직원들의 적절한 부서배치와 부서직원들간의 융합,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증권선물거래소의 본사가 부산에 위치하다보니 업무진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계획 초기단계부터 정치적 개입으로 위치하게 된 부산 증권선물거래소 본사는 통합거래소 출범 일정에 맞춰 급급하게 일을 추진한 흔적이 아직도 여기저기 보인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증권선물거래소(KRX)본사가 부산에 있어 생기는 것들이다.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증권선물거래소에는 이영탁이사장을 비롯해 부장급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부산시민들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대부분의 운영실체가 서울에 있다보니 사실 부산 본사는 현재 외형만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증권선물거래소 임직원들도 일주일에 몇 번씩 서울과 부산을 오고가며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고 있다. 부산에 뿌리를 내리기 위한 임직원의 노력도 눈물겹다. 지난 2월 증권선물거래소는 2월 한달간 격주로 본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임원회의와 확대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서울 근무자들은 “매번 부산과 서울을 오고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통합거래소 출범 후 회의들이 지연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엄청난 이동비용을 덜기 위해 증권선물거래소에는 화상회의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한달 200만원이랑 비용을 지불하며 화상회의를 한다.증권선물거래소 한 관계자는 “과거 선물거래소가 부산으로 내려갔을 때, 선물거래소에서 일하는 친구가 ‘서울을 오고가는 바람에 월 지출 비용이 20%이상 늘었다’고 말한 적 있다”며 “매번 KTX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지만 부대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4월에도 부산에서 증권선물거래소 대표단과 실무위원이 참석하는 3박4일 일정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거래소연맹회의(EAOSEF)가 열린다. 이영탁 이사장은 “증권선물관련행사는 가급적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합거래소 출범당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던 증권선물거래소 본사는 3월 내내 직원들의 이사가 이어지며 경영지원본부는 거의 자리를 잡았다. 약 150여명의 서울 직원들이 부산으로 내려갔고, 가족들이 동시에 이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영탁이사장과 몇몇 임원들은 주민등록을 부산으로 옮기기도 했다.이영탁 이사장은 직원들이 부산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직접 벌이기도 했다. 임직원들과 어린이집, 장애인시설, 노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성금을 전달, 지역사회에 관심을 보였고, 통합거래소 출범 직후에는 서둘러 워크숍을 갖고 팀장급이상 간부 122명과 걷기대회도 열었다. 2월에는 본부 676명 전직원이 산을 오르는 극기훈련행사를 가졌다. 퇴근 후에 부산 본사 직원들은 단체로 영화 ‘말아톤’을 관람하고, 호프집에서 모여 회의를 갖는 행사도 가졌다. 이 모든 게 이영탁이사장 아이디어라고 한다. 서울증권선물거래소에 근무하는 직원들간의 사이는 아직 서먹서먹하다. 통합거래소 유가증권·코스닥본부 이영국 노조위원장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통합거래소가 서둘러 출범하는 바람에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3개기관의 임금체계가 제각각으로 일원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옛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는 호봉제, 선물거래소와 코스닥증권은 연봉제를 실시했다.3월 중순부터 시작된 서울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의 이사도 업무를 지연시킨다. 각 기관들은 증권선물거래소 신관건물에서 별관으로 코스닥·증권협회 건물에서 증권선물거래소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코스닥시장관련 부서들의 이동은 4월경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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