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 퇴출 번복...MS 인수 사실상 승인
트럼프, 틱톡 퇴출 번복...MS 인수 사실상 승인
  • 신예성
  • 승인 2020.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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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틱톡 인수를 사실상 승인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는 틱톡의 미국·캐나다·뉴질랜드 법인을 인수한다. 미국 정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감독 하에 인수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바이트댄스사와 MS가 인수한 바이트댄스는 기술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에서 틱톡을 퇴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미국 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NBC 방송은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젊은 유권자들이 11월 대선에서 반(反) 트럼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에 제재를 걸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젊은 층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틱톡에서 34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10대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틱톡을 사용하는 10대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州)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은 텅텅 비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미국의 10대 틱톡 유저들이 털사 유세장 표를 대거 구입한 후 현장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미국 공화당 유력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MS의 인수를 허가할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틱톡이 금지됐을 때 미국 내에서 일어날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5일까지 인수되지 않으면 틱톡은 미국에서 금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MS와 미국에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MS가 미국 정부의 압박에 힘입어 틱톡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협상 상대를 압박하다가 극적으로 타결을 추진하며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트럼프식 협상’이 통한 것이다.

이번 틱톡 사태를 통해 미국 플랫폼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안보를 이유로 들며 틱톡에 대한 제재를 가했지만, 이는 중국 13억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보복 조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중국 플랫폼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틱톡의 퇴출 위기 소식을 접한 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틱톡의 빈틈을 노려 유사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틱톡형 숏 비디오 플랫폼 ‘릴스(Reels)’를 개발했다. 스냅챗 또한 사진 및 영상에 음악을 넣는 기능을 추가했다. MS의 틱톡 인수로 틱톡이 숏 비디오 플랫폼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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