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시퇴근' 인턴 고은호, 그리고 배우 이주순
[인터뷰] '6시퇴근' 인턴 고은호, 그리고 배우 이주순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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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애환, 고민을 잠시나마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는 공연이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6시퇴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명의 제목으로 현재 대학로 공연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6시퇴근>은 현대인, 특히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직장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는 작품이다. 

한 제과회사에 근무 중인 홍보 2팀 직원들이 어느 날 회사로부터 매출 실적이 저조하면 팀이 해체된다는 통보를 받고, 제품 홍보를 위해 직접 직장인 록밴드를 결성해 제품 홍보에 나서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데뷔 3년차 뮤지컬배우 이주순은 이번 작품에서 인턴 고은호 역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이 작품 오디션을 봤었다. 극 중 주인공격인 장보고 역에 도전을 했지만 아쉽게 떨어졌다. 그리고 제작진 측의 제안으로 고은호 역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해보지 못해 처음에 많이 어색했었다고 말하던 인턴 고은호 역할의 배우 이주순과의 인터뷰.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반갑습니다. 저는 스물아홉 살 데뷔 4년 차 배우 이주순이라고 합니다. 저는 스무 살 때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연기 공부를 시작했고, 군대를 다녀와서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Q. 올해 아홉수...

A. 네, 맞아요. 올해 아홉수가 됐습니다. 의식하려고 하는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스물아홉이라는 나이가 주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작년 12월에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라는 작품을 끝내고 나서 새해랑 맞물려서 스물아홉이 됐는데 유난히 싱숭생숭하더라고요.


Q. 맡은 배역을 소개해보자면

A. 고은호는 작품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서 그런지 비슷한 처지의 관객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고은호라는 인물은 밝은 사람인데,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제 성격은 밝은 사람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회생활이라는 틀, 혹은 단체에 던져졌을 때 밝음이 유지될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걸 조금 느꼈어요.

이번 작품을 처음 맡았을 때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다시 찾아봤어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나왔던 드라마인데 기억에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맡으면서 영상을 찾아보고 캐릭터를 구성해나갔어요. 아무래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까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간접적으로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Q. 고은호는 어떤 인물일까

A. 제가 일대기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가 생각한 은호라는 인물은 일단 서울 사람은 아니고, 조용한 서울 외곽지역에서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는 친구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머니 손에 키워졌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설정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한다면 너무 많은 게 바뀔 것 같아서 생각만 했었죠. 가족력은 이 정도인 것 같고, 스타일적인 부분에서는 뭔가 스타일리시 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은 인물이에요. 그리고 성격적인 부분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투정 부리지 않으려고 하는 친구였습니다.


Q. 주변에서 본 듯한 인물처럼 느껴졌다.

A. 그래서 설정이나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너무 디테일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고은호라는 인물을 너무 디테일하게 설정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듯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Q. 무대에서 가장 힘이 날 때는?

A. 저는 개인적으로 과장님 역할을 보면서 힘을 얻고, 관객들의 호응에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극 중에 과장님이 "다 같이 파이팅 외쳐보자,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 대사가 특히 많이 와닿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은호 역할로 무대에 오를 때 과장님을 정말 반짝반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Q. <6시 퇴근> 가장 큰 특징 밴드, 드럼은 어렵지 않았나

A.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 배웠어요. 사실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엄청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방송에서 유재석 님이 드럼을 치는 걸 봤었는데 그걸 보면서도 부럽고 멋있어 보였었거든요. 다른 배우들과는 다르게 저는 이번 시즌에 처음 참여하다 보니까 실력적인 부분에서 뒤처져있었는데, 일단 열심히 배웠고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말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있습니다.


Q. 관객들의 반응을 다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드럼 솔로 신에서 희열을 느낄 때가 있을까

A. 제가 드럼을 전문가처럼 현란하게 치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관객분들이 큰 호응을 해주시는 게 다 보이거든요. 같은 역을 맡고 있는 두 배우보다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호응해 주시고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사실 희열을 느낀다기보다는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Q. 극중 인턴 역을 맡고 있는데, 작품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A. 그런 느낌이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밴드에서 보통 드럼이 리드를 하는데 은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처음 배우게 됐거든요. 그래서 리드에 대한 개념이 없었죠. 윤지석 대리가 "내가 리드할 테니까 따라오세요"라고 말하면서 리드를 해요. 은호는 그 모습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또 하나 배우게 되죠. 그래서 그 이후로 은호는 드럼을 배우고 리드를 할 수 있게 성장해가죠. 후반부엔 제가 리드하게 되죠. 관객분들도 그 모습에 바로바로 느끼지 않나 싶어요.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Q.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A. 아무래도 페어가 많다 보니까 경우의 수가 많이 나와요. 연습을 하면서 다들 한 번씩 다 돌아봤고, 아무래도 이번 시즌에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같이 연습하면서 맞춰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가장 애정 하는 넘버가 있다면?

A. 저는 개인적으로 '쿵빠쿵쿵빠'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해요. 이게 고은호의 상상을 형상화하고 있어요. 저는 천사와 악마가 나오고 회사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같이 춤을 춰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이 노래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만약 윤지석 대리님이 꿈을 꾼다면? 어떤 상상을 할지 너무 궁금해요.


Q. 나만의 에필로그.

A. 사실 고은호는 대놓고 자기 포부를 밝혔거든요.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이라고요. 돈에 대한 욕심보다는 로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을 시작한 만큼 인턴으로 시작해서 정직원이 되고 싶고, 정직원이 돼서 높은 직책까지 올라가 보고 싶다는 꿈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두 사람이 퇴사를 했지만 고은호는 열심히 일을 해서 정직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 주변에도 이런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사진 조나단 기자
사진 조나단 기자

 


Q.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A.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회사는 못 다녔을 것 같아요. 제가 회사는 따로 다니지는 않았는데, 아르바이트는 되게 많이 했었거든요. 호텔에서 조식을 담당해보기도 하고 편의점, 영화관, 공연 무대 설치 철거 등등 많은 일들을 해봤는데, 정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제가 생각해 봤을 때 저는 회사는 못 다녔을 것 같고, 어렸을 때 꿈이었던 유치원 원장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어린 친구들이 밝게 웃고 노는 모습들을 좋아하거든요.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고, 요즘 뉴스를 보면 사건사고가 많은데 그런 일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유치원을 운영하거나 다니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린아이들이 자유롭게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상상할 수 있는, 열심히 뛰어놀 수 있고, 안전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 지금도 제 꿈들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있어요.


Q. <6시 퇴근> 다섯 글자로 말해보자면?

A. '6 시 칼 퇴 근',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웃음) 제가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봤었거든요. 여기 출연한 외국 친구들이 자기 나라의 근무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부러운 부분들도 있고 배워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도 느껴졌었어요. 사람이 언제 떠날지 모르잖아요. 저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Q. 만약 다른 배역으로 한 회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나

A. 저는 장보고 역할요. 제가 18년도에 장보고 역으로 오디션을 봤었거든요. 그때 이 작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을 때여서 그냥 음악만 찾아서 들어봤었는데 장보고가 부르는 넘버들이 그때 당시의 저한테 가장 많이 와닿았어요. 장보고 역할의 나이 때도 저랑 비슷하기 때문에 만약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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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2020-07-11 14:19:16
이주순 배우님 화이팅!! 좋은 인터뷰와 사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