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 코로나19 이후 셀코리아~4월도 4조 넘게 팔아
외국인투자자, 코로나19 이후 셀코리아~4월도 4조 넘게 팔아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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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이후 주요국 락다운 해제…외인 수급 변곡점 형성 예상
외국인 투자자 매도 물량 개인투자자가 받아 코스피 지수하락 막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증시를 떠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팔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가 떠난 증시를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가 매우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총 12조555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들어서도 4조3353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의 시가총액은 총 476조607억원이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 1300조5041억원의 36.61%로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외국투자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2월 중순 이후 위험자산을 줄이기 위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4일 단 하루만 1533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매일같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액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침체됐던 실물 경제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일평균 외국인 순매도액은 2281억원이다. 지난달 5706억원에서 60% 넘게 감소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코로나19의 극단적인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개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빠른 회복을 이끌었는데 2월부터 개인은 20조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0조원을 순매도했다"고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매수 강도다.

안 연구원은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과거 매수 강도와 비교하면 개인 매수 강도는 최근 약화됐고 외국인 매도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가장 약했을 때는 금융위기 때인데 매도 금액 대비 81.9%였고 현재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3%포인트 높은 84.9%"라고 설명했다. 매수와 매도가 동일할 때 100%다.

이어  "개인 매수 강도는 약 20년 간 97~103% 수준에서 등락했지만 최근 108.9% 수준까지 상승한뒤 107.2%로 내려왔다"며 "개인 위주 쏠림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 전환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조건으로는 변동성 지수를 꼽았다.

안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본격 시작된 시기와 미국과 한국의 변동성 지수 역전 시기가 일치해 투자 주체가 속한 증시 변동성이 높을 때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매도했음을 알 수 있다"며 "미국 변동성 지수가 한국처럼 30% 내외까지 내려오면 외국인 매수 전환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분석했다.

매수세 전환 시점과 관련해 5월 중순경 주요국 락다운 해제와 함께 외국인 수급이 변곡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안 연구원은 "변동성 지수가 고점 대비 절반 가량 하락했다. 최근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 완화 최소 조건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락다운(이동제한 조치)해제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5월 중순경 주요국 락다운 해제와 함께 외국인 수급도 변곡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달러 환율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환율은 올해 초 1100원대 중반에서 최근 12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이 같은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대거 팔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떨어진 원화 가치가 한국 주식 매력도를 다시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6월 안에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멀지 않은 시점에 코스피 시장으로 외국인들이 돌아올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고 유동성 모멘텀(성장동력)이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달 말을 고점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고용이 안정되면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6월 쯤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주가와 대형주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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