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重 사장 아들, 삼성바이오 전환배치 '아빠찬스'논란
남준우 삼성重 사장 아들, 삼성바이오 전환배치 '아빠찬스'논란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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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남준우(63) 삼성중공업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아들의 인사문제로 곤혹스런 상황이다.  최근 남 사장의 아들 남모(33)씨가 삼성중공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전환 배치되면서 '아빠찬스'논란이 불거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영이 악화되자 아들을 계열사로 이동시킨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9일 남준우 사장의 아들 남 모(33)씨가 지난 1일 삼성중공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Senior specialist)로 전환 발령나면서 '아빠찬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남씨는 2014년 삼성그룹 신입 공개채용 54기로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6년간 삼성중공업에 근무하다가 이번에 회사를 옮겼다. 아들이 입사할 당시 남 사장은 삼성중공업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삼성은 그룹내 계열회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씨 외에도 삼성중공업에서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 인사가 있었다. 남 씨의 인사 문제가 세삼 '아빠찬스' 논란이 일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남 사장은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뒤 주요 요직을 거치며 2018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경영정상화라는 숙제를 안고 취임했다. 하지만 지난해 1조3154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입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조단위 적자를 낸 것도 2015년(-1조2121억원)에 이은 두 번째다.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에 사우디-러시아간 유가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목표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는 2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올 초보다 3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여기다 회사채 상환도 임박했다. 올해에만 2700억원, 내년에 20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 만기가 각각 돌아온다. 임기 1년 남은 남 사장에게 올해 실적 개선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영상태는 양호하다.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매출 성장을 통해 양호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하다. 1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2,014억원, 410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추정 연간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979억원, 1,804억원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영상황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남 사장의 아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전환배치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앱에는 "가라앉는 배에서 아들 꺼내준 거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직원들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며 공분하는 거죠" 등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남 사장의 리더십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직원들은 "삼성중공업 대표가 뭐라고 하든 직원들 속으로 비웃을 것", "직원들 사기 꺾을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좋나보다", "자기 퇴직 전 아들 먼저 탈출시켜주는 센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공식적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 그룹사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계열사이다.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여러 계열사에서 인력 요청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남 모씨가 합법적 절차에 이동한 것이지 특혜 채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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