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KB증권 임원 K 라임사건 공범...소환 임박
檢, KB증권 임원 K 라임사건 공범...소환 임박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0.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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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검, KB증권 팀장 차량·이메일 등 압수수색...공범으로 소환방침
김종석 의원 “KB증권 위법행위 은폐” 지적...금감원도 위법 사실 확인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칼날이 KB증권(박정림ㆍ김상현 대표)을 향하고 있다. KB증권의 김모 팀장이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본부 부사장 등 라임 사건 주요 피의자들에게 500억 상당의 부당 이익을 준 사건에 개입한 공범으로 보고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겨레는 '[단독]검찰, '라임 일당에 500억대 부당이익 준 KB증권 팀장 곧 소환'제하의 기사를 통해 라임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조상원)는 케이비증권 김아무개 팀장이 이 전 부사장 등과 짜고 이들에게 수백억원의 이익을 취득하게 했다고 보고 지난달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김 팀장의 차량과 이메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라임은 2018년부터 KB증권과 티아르에스(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티아르에스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규모에 따라 증권사가 일정 액수를 대출을 해주는 형태의 계약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 등은 직무상 취득한 기업 비밀 등을 활용해 특정 투자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싸게 매입하고 수익자를 자신들이나 투자사의 관계사로 지정하는 방법 등을 동원했다. 이로 인해 투자사나 라임 펀드에 손해를 끼친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과 라임이 투자한 회사 대표, KB증권 김 팀장이 공모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펀드를 운영하면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범죄액수가 5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KB증권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전 부사장과 김 팀장을 포함해 라임 투자사인 에스모 김아무개 대표와 스타엠플래닝 이아무개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는 김 팀장은 라임 일당과 공모해 라임의 티아르에스 거래 자금으로 전환사채나 주식 등을 훨씬 낮은 가격으로 인수해 라임자산운용에는 피해를 주고 수익자로 지정된 이 전 부사장 등에는 이득을 준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팀장은 20193월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런앤히트 3호 펀드를 통해 라임 자금으로 에스모머티리얼즈 900만주를 장외거래(블록딜)30% 할인된 가격에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라임펀드는 약 117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수익자로 지정된 이 전 부사장 등은 고스란히 같은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다음달인 4월에도 동양네트웍스 보통주 800만주를 30% 할인가격으로 매수해 라임펀드에 62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대신 이 전 부사장 등이 이익금 31억원을 얻었다. 이밖에도 20188월 에스모 발행 전환사채(CB)를 공정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해 이 전 부사장 등이 355억원의 이득을 보게 했다.

금융감독원도 KB증권이 라임의 위법행위를 덮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2월 미래통합당 김종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KB증권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등의 불건전한 집합투자재산 운용 행위와 관련해 티아르에스를 체결하는 방법 등으로 위법행위를 은폐해준 혐의가 있다. 검토중이라고 적시했다.

KB증권은 지난 1010일부터 16일까지 금감원의 내부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 또한 지난달 27일 케이비증권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펀드제안서, 전산서버 보관자료 등을 확보했다.

한편 라임펀드 투자자들 지난 27일 한국증권금융,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해 KB증권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펀드를 통해 모인 자금을 펀드를 운용하는 증권사가 직무정보를 이용해 기업사냥꾼들과 자본거래로 빼먹은 구체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KB증권은 김모 팀장이 라임 사건의 공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자 당혹스런 입장이다. 금융사로서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주의 권익을 우선하고, 임직원의 성장과 삶의 질을 도모한다는 윤리헌장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것이다. 김 팀장의 행위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 문제라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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