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432Hz' 한선천 "연기 욕심 생긴 작품" [인터뷰]
뮤지컬 '432Hz' 한선천 "연기 욕심 생긴 작품" [인터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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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한선천과 뮤지컬 배우 한선천
"영화와 드라마 진출하고 싶어,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
"쉴때 많은 작품보고 배우기 위해서 노력중"

현대무용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어모았던 한 남자가 있다. 2013년 댄싱나인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무용수 한선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자 무용수에 대한 인식을 뒤바꾼 그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 <컨택트> <킹키부츠> 등에 출연하며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뮤지컬 <안테모사>를 통해 안무감독으로 데뷔했던 한선천은 2020년 2월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 위로 돌아왔다.

뮤지컬 <432Hz>는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아가 삶의 의지를 찾게해주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한선천은 탭댄서 '주민혁' 역할을 맡았다. 

사진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반갑습니다. 현대무용수 겸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한선천이라고 합니다. 현재 뮤지컬 <432Hz>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Q. 올 초 뮤지컬 <안테모사>에서 안무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래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A. 사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운이 좋게도 안무 감독으로서 데뷔할 수 있었죠. 이번 작품은 사실 초연 때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그때 스케줄이 안돼서 못했었거든요. 이번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을 보고 통과해 참여할 수 있게 됐죠. 작품에 대한 욕심은 끊이질 않는 것 같아요.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맡은 배역은?

A. 제가 맡은 배역은 민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댄서예요. 친구에 대한 우정과 '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죠.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한 면이 많았어요, 준비하면서도 과거에 제 친구들과 있었던 경험도 떠오르고 제 자신을 제가 바라보면서 연기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Q.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A. 극 자체가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감정 스위치를 빨리 바꿔야 하는 지점이 어렵더라고요. 연기적인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민혁이라는 인물이 돼서 자서전을 써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민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도 있었고, 안 보이던 부분들도 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민혁이 친구를 잃었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까, 의지하던 친구를 잃고 나서 느끼게 될 수밖에 없었던 죄책감과 후회 등 여러 감정들을 최대한 공감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Q. 탭댄스는 배웠던 걸까

A.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웠어요. 해보니까 생각보다 어렵긴 했는데, 아무래도 같은 계열에서 쌓아왔던 게 이따 보니까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도 금방금방 습득하고 소화한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무용적인 부분들에 있어서는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잖아요. 이게 탭을 출 때엔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넣으려고 하면 할수록 꼬이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소리를 내야 하는데 생각처럼 소리가 안 들린다던가, 박자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노래가 깨지더라고요. 탭이 드럼 비트처럼 일정 박자들을 맞춰줘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정확한 소리를 내기 위해 시간을 쏟았다면 지금은 이 소리들에서 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웃음)


Q. 탭댄스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려 하나

A. 일단 탭댄스가 아니라 '탭'이에요. 이번 작품에 나오는 안무는 탭 마스터 선생님이 짜주신 거죠. 제가 탭을 마스터님만큼 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정말 버스킹 자리에서 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공연에 올라가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제가 공연을 즐기고 이만큼 이 탭을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공연에 올라가기 전에 많이 긴장하는 편일까

A. 공연이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사실 무용은 떨리는 걸 숨기기 쉽거든요.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가 먼 부분도 있었지만 움직임으로 커버가 되거든요. 그런데 연극이나 뮤지컬은 대사들은 목소리가 떨리면 바로 드러나잖아요.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기전에 허벅지를 때리고 무대에 올라가요. 허벅지를 왜 때리냐고요? 혈액순환되라고요.(웃음) 무용수 할 때부터 습관처럼 굳어져온 거예요.


Q. 이번 작품에서 네 명의 배우가 같은 역할을 맡았다.

A.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이 모두 다 자기만의 성격이 섞여있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저는 여린 느낌을 가지고 있는 민혁인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조금 여린 편이거든요. 세심하고 섬세해요. 그래서 처음 보는 분들은 조금 차갑다고 느낀다고들 하는데 친해지면 완전 반대로 애교 부리는 스타일로 바뀌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지오라는 친구한테 더 애교 부리고 다가가고 있죠.


Q. 작품 속 민혁은 하늘이라는 인물을 통해 지오의 소식을 듣게 되는데

A.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예요. 하늘과 민혁의 관계, 지오와 민혁의 관계가 겹쳐지는 부분이거든요. 제가 맡은 민혁은 하늘의 이야기에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난 정말 힘든데, 이 사람이 지금 나한테 장난치나? 아니면 나를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또 이용하려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민혁에게 트라우마가 남을 정도로 이용하려고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하늘이 말을 하면 할수록 벽을 쌓았던 것 같아요. 사실 연습할 때도 민혁이가 너무 착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얘는 왜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Q. 민혁이는 항상 탭슈즈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다녔다. 탭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을까

A. 민혁을 처음 설정했을 때 아버지도 안 계시고 엄마밖에 없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가장 처음 설정했어요. 그 안에서 엄마가 처음 보여준 영화가 탭댄스 영화였던 거죠. 탭을 따로 배우진 않았지만 영화를 백 번, 이백 번 되돌려 보면서 탭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치유하는 도구, 수단이 됐다고 봤어요. 지오를 만나 버스킹을 할 때도 그가 작곡하고 노래를 하면서 말을 걸면 전 탭으로 그에 질문에 답을 했다고 생각해요. 민혁에겐 의사소통과도 같은 거죠. 그래서 친구를 잃고 나서도 쉽게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없게 된 거죠. 이걸 버리는 거 자체가 나 자신을 버린 것과 같거든요. 그래서 쉽게 포기할 수 없었죠.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연기와 노래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다.

A. 맞아요. 정말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쉴 때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공연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연기로 인정받고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나 영화 쪽으로도 발을 넓히고 싶어요. 사실 무용을 하다 보니 몸으로 표현하는 건 나쁘지 않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몸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연기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연기나 대사, 딕션에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A. 두홍 역의 최유찬 배우님이랑 처음 연습할 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그냥 같이 서있기만 해도 웃기더라고요. 모든 장면에 함께 서는 게 웃음 참기 챌린지를 하는 것처럼 웃음을 참느냐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첫 공연을 유찬 배우님이랑 했었거든요.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관심이 한선천이 웃음을 참을 수 있느냐였어요.(웃음) 그래서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최대한 눈이 안 마주치려고 했죠. 마무리까지 잘했어요.

사진 = 이지은 기자
사진 = 이지은 기자


Q. 지오가 떠나고, 남겨진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아갈까

A. 이번 버전에서는 마지막 씬이 하늘이랑 두홍이랑 같이 버스킹 하는 장면으로 끝나거든요. 같이 버스킹 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Q. 뮤지컬 <432Hz>의 매력은?

A. 따뜻함과 치유가 아닐까 싶어요. 뮤지컬 <432Hz>는 자극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고, 모든 관객분들이 정말 편안하게 볼 수 있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인 것 같습니다.


Q. 공연을 못 본 관객들에게 공연 소개를 해보자

A. 우리 공연은 정말 볼거리가 많습니다. 노래와 악기 연주, 탭 등 다양한 장르가 들어가 있는 작품이면서, 재미있기 때문에 공연을 많이 안 보셨던 공연 입문자들이라면 정말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재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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