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대안부재'에 이낙연 ‘총선역할론’ 커지나
'親文, 대안부재'에 이낙연 ‘총선역할론’ 커지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이낙연 총리 정계복귀 시나리오
여권 일각 선대위원장 영입론 대두... ‘反이해찬’ 전선 구축할까

총선의 계절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권일각에선 ‘이낙연 차출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이 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해찬 대표만으로는 총선에서 불안하다는 심리도 깔려있다. 이낙연 총리는 현재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주자 1위다. 문재인 정부 첫 총리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진보뿐만 아니라 보수성향 유권자들도 이 총리에게 호의적이다. 이 총리 입장에서도 대권가도로 가기 위해 당에 기여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이낙연 총선-대권 시나리오를 전망해본다.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뉴시스)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뉴시스)

 

이낙연 총선 역할론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부로 1987년 개헌 이후 제6공화국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가 됐다. 기존 최장수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전총리로 2년148일을 재임한 바 있다.

이 총리가 취임했을 당시 한반도 정세는 혼란스러웠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과 북한의 미사일발사·핵개발, 일본 아베정부의 위안부·강제징용과 관련된 터무니없는 주장, 예측불허의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외교를 조율하는 동안 이 총리는 내치를 총괄하면서 내각의 ‘군기반장’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이 총리의 성과는 바로 지지율로 연결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함께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다투고 있다. 여권에서는 압도적 1위다. 이런만큼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여론이 여권에서 조성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연말쯤 총리에서 물러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다. 출마할 경우 지역구는 ‘정치1번지’ 서울 종로가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이 총리의 후임자 물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이후 청와대는 인사검증에 더욱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연말까지도 이 총리의 후임자를 내정하지 못한다면 이 총리의 총선 출마 의사와 관계없이 발이 묶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총리의 후임으로는 참여정부 시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이 벼르고 있는 인사청문회에서도 비교적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김진표 후임설’에 힘을 실어준다.

다른 문제는 이 총리가 종로에 출마하려 할 경우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양보할 것인지 여부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구도 거론되고 있지만, 차기대권주자로서는 ‘정치1번지’ 종로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종로는 지역구에서 노무현·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주길 바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도층 표심을 잡아야 하는 선거에서 이해찬 대표로는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 총리가 비례대표를 받고 선대위원장 등을 맡으며 총선의 얼굴마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른 시나리오는 후임 문제에 발목잡힌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 불출마 하는 대신 내년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동력에 힘을 실어 주어 성공한 정부를 만들면서 사실상 대선체제로 당을 이끌고 나갈 수 있다.

당내 세력 구축이 시급
어떤 모습으로 이 총리가 당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대권가도를 위해서는 반드시 당내 안정적인 세력 구축이 시급하다. 이 총리는 4선 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역임했지만,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기반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내에서는 딱히 ‘이낙연의 사람’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다.
특히 다른 여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비교했을 때도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 총리도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부지런히 당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종 원내지도부나 각 상임위 소속의원들을 총리 공관으로 불러 막걸리를 반주로 하는 만찬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리가 대권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친문親文)’진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금부터 당내세력을 구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내 지지기반이 단단한 친문진영의 도움으로 당을 장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친문진영에서는 문 대통령을 이을 차기 대권주자가 부재한 상황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권후보로 거론되긴 하지만 이른바 ‘드루킹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상황이 변수다. 조 전 장관도 부인 정경심 교수 구속으로 당분간은 은인자중해야 될 상황이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의 히스토리도 친문의 호감을 끌어들인다. 문재인 정부 첫 총리로 문 대통령과 ‘2인3각’으로 국정 운영을 잘 해온데다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원들을 꿀먹은 벙어리로 만드는 ‘사이다 총리’로의 인지도도 상당하다. 이 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유일하게 탄핵 반대표를 던진 것과 노 전대통령 취임사를 쓴 점도 ‘친노친문’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단 1952년생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이 걸린다. 하지만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를 들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우세하다. 김 전 대통령은 만 74세에 취임해 IMF 직후의 혼란한 대한민국을 노련하게 이끌은 바 있어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