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화- 차와 여자는 새로울수록..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화- 차와 여자는 새로울수록..
  • 이상우
  • 승인 2019.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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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가 방을 나가려고 하자  강연숙이 막았다.
“어딜 나가려고 그래요. 여긴 한번 들어오면 못나가는 곳이랍니다.”
강연숙은 급한 대로 겉옷을 들어 앞의 유방과 부끄러운 곳만 간신히 가린 상태였다.
피용자와 박명숙도 부끄러운 곳만 가린 상태로 박민수와 눈이 마주쳤다.
모두 이게 웬 횡재냐 하는 표정들이었다.
“기왕 왔으니 여기서 한 잔해요.”
“그 맥주 이리 내요. 우리가 마시던 맥주도 대여섯 병 있어요.”
“그럼 우선 옷부터... 급한 곳만 가릴게요.”
피용자가 블라우스를 걸쳤다. 다른 두 여자도 아주 간단하게 ‘급한 곳’만 가렸다.
“한 잔 하자고요? 이거 정말 주지육림인데.”
박민수도 마지못한 체 자리에 앉았다.
“주지육림이 아니라 주지여림이지요. ㅋㅋㅋ.”
강연숙이 웃으며 응수했다.
“박 오빠 혼자서 감당할 능력 있을까?”
“무슨 감당?”
“스리 썸이 아니고 이걸 무엇이라고 하나. 1대3 정사”
“우리 회사 최고 능력 남은 여영진 박사라고 그러더니?”
강연숙이 피용자를 보고 눈을 흘겼다.
한 남자와 세 여자는 맥주잔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 자리에 꼭 있어야 할 한 사람이 빠졌네.”
술이 약한 피용자가 먼저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 말을 했다.
“너 조민지 이야기 하려는 거지?”
박명숙이 손가락으로 피용자를 가리키고 눈은 박민수를 보면서 말했다.
“야. 조민지가 뭐니. 조민지 차장님.”
“아니야 조민지 본부장님.”
모두 말을 하면서 눈은 박민수를 보고 있었다.
“야, 우리 회사 미스 영종그룹 대회라도 연다면 여기 미인들이 1,2,3등 다 차지하겠는데. 모두 굉장해. 오빠는 다 있겠지?”
박민수가 회제를 돌리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여자들의 가리다가 만 젖가슴이며 허벅지를 훔쳐보느라 눈알이 분주했다.
남녀 사원 네 명의 반라 파티는 크게 진도는 나가지 못하면서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모두 쓰러졌다.
한편 여름 바캉스에 초대 받지 못한 조민지는 여영진 박사와 ‘이 풍진 세상’에서 와인 잔을 마주하고 있었다.
“여 박사는 해외 사정에 밝으니까, 신의 한 수를 부탁합니다.”
조은지가 와인 잔을 높이 들고 여영진에게 말했다.
“내가 이제 신으로 까지 격상 되었습니까?”
여영진은 조민지가 본부장이 된 이후 말투가 조금 달라졌다. 직급으로 보면 조민지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부터 여 박사님을 신격으로 모셨거든요. 특히 여체 위에 군림하는 신.”
“크크크.. 오늘 밤은 그 얘기 빼지요. 하긴 공부와 섹스 그건 제 전공이 맞습니다.”
여영진의 굳었던 표정이 섹스 이야기가 나오자 확 풀렸다. 조민지가 노린 대로다.
“그래 신의 한수가 필요한 부분이 뭡니까? 설마 조본이 오빠 생겨 침대의 기술을 배우려는 것은 아닐 거고.”
조본이란 조민지 본부장의 사내 약칭이었다.
“누군지 모르지만 나의 ‘오빠는 잘있단다’고 그러던 대요. 그런 게 아니고 외국의 면세점에 관한 이야기를 좀 들으려고 하는데요.”
“왜? 외국 근무하시렵니까?”
“그게 아니고요. 운동이나 레저 용품 판매에 대해 의견을 좀 들으려고요.”
조민지는 골프 채 기념품에 대한 지금까지의 진행 사항을 이야기 하고 의견을 구했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우선 공항의 면세점 같은 데는 골프채. 특히 1번 우드, 즉 드라이버는 길이가 있기 때문에 기내 반입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내에는 보안 검열이 엄격한데 긴 막대기의 휴대 반입을 허가 할지 의문입니다.
면세점에 일단 들어간 사람은 화물로 드롭 할 수는 없거든요.
그것 먼저 알아 보셔야 할 거구요. 그보다 도심의 면세점을 공략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한류 제품 붐이 불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를 타게트로 삼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동남아에서 고가의 사치품을 팔기는 쉽지 않을걸요.”
“그렇지 않습니다. 빈부 차이가 심한 나라에서는 최고가 품을 찾는 괴취미의 부자들이 많습니다.
고가 전략을 택한 것은 좋은 마케팅 방법입니다. 제 친구 중에 젊은 나이에 재벌 급 부자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돈을 버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고가정책이라고 말하더군요.
덮어 놓고 엄청난 비싼 가격으로 값을 매겼더니 잘 팔리더라고 하더군요.“
“무슨 제품인데요?”
“여자 화장품입니다.”
“하하하.”
두 사람은 동시에 웃었다.
12시가 가깝도록 와인을 마신 두 사람은 적당한 높이까지 기분이 업 되었다.
“제차로 바래다 드릴게요.”
여영진이 자기 차 앞까지 와서 운전사 옆자리 문을 열고 조민지를 타라고 권했다.
“차가 바뀌었네요? 이건 벤츠잖아요.”
“예. 여자와 자동차는 새것일수록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영진은 술이 운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지만 잘 해냈다.
“그런말하면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한다고 혼나요.”
“그래? 취소하죠. 내 오피스텔에 잠깐 들릴까요? 한잔 더하게.”
여영진이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성혜린 박사와 약속이 있나요?”
조민지는 전번의 일을 생각하고 물었다.
“아뇨. 이젠 낮에만 작업합니다.”
“그럼 오늘은 제가 새 여자가 되나요?”
조민지는 이 말을 하면서 머리에는 문득 박민수를 떠올렸다.
“조본은 아껴야지요. 서양에는 맛있는 음식은 뒤에 먹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런 속담 처음 듣네요. 기분 나빠요.”
“하하하. 쏘리.”
여영진이 얼른 조민지의 손을 가볍게 잡으며 사과했다.
“좋아요. 여 박사 오피스텔로 가요. 그날 새벽에는 잠결이라 여 박사 물건을 자세히 못 봤어요. 오늘 자세히 한 번 볼 거야. 차 돌려요.“
“정말이죠.”
여영진은 핸들을 휙 꺾었다. 노란 중앙선 두 줄이 분명히 보이는 6차선 도로에서 유턴을 해버린 것이다.
조민지는 이 사람이 세상을 사는 방식이 이렇게 무궤도하구나하고 생각했다.
벤츠는 곧 여영진의 오피스텔 주차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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