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저 월담 사건, 경찰 대응 두고 '갑론을박'
美대사관저 월담 사건, 경찰 대응 두고 '갑론을박'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대사관저에 불법 침입한 대학생 시위대와 무단 침입한 시위대를 두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퇴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버려둔 경찰의 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에 여성 11명, 남성 8명이 무단으로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했다. 이들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로 시위대 19명 중 남성 2명이 의무경찰을 막아서고 나머지 17명이 미리 준비해온 철제 사다리 2개를 타고 기습적으로 담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현장에서 담을 넘은 17명은 마당을 가로질러 관저 현관에 도착해 “주한미군은 점령군”이라고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은 미 대사관의 허락을 받은 뒤 관저로 진입해 현장에 있던 시위대 중 남성 6명을 모두 체포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여성 11명은 체포하지 않고 여성 경찰관 병력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 사이 시위대는 시위 영상을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경찰은 남성 경찰관들이 체포를 시도했다가 신체 접촉에 따라 자칫 시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직접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두고 누리꾼들은 '경찰이 성별을 핑계로 안일하게 대처했다', '정당한 체포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을 문제로 피해를 입은 경찰관이 있는 만큼 당연한 대처였다'는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시위 진압 시 성별 신체 접촉에 따른 시비는 경찰에게도 민감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현장에서 여성 시위자를 여성 경관이 제압하는 게 불문율로 정착됐다”고 전했다. 이어 “생명이 위급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여성 경찰을 기다렸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애초에 경찰이 사다리를 들고 접근한 대학생들을 제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두고 안일한 대처에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체포된 19명 가운데 여성 2명, 남성 7명 등 총 9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7명의 영장실질심사를 금일(21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