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 <오적>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신오적>
김지하의 <오적>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신오적>
  • 유현근
  • 승인 2004.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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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가 사상계에 담시 <오적>을 발표한 것은 1970년 5월이다. 그는 <5적>에서 권력상층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데 그가 말하는 5적은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이다. 노무현 정부에도 <오적>(신오적 이라 하자)이 있다. 강남, 부자, 조·중·동, 서울대, 룸싸롱이다. 이들<오적>과 <신오적>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강남과 부자....강남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서울이 강북에 한정될 때 1967,8년 프에블로호 납치사건,1.21사태, 그리고 1974년 월남패망을 보고, 강북은 더 이상 안 되겠다고 해서 강남으로, 강남으로 옮겨간다. 윤중제가 완공된 것이 1968년 6월 이었다. 그런데 한강변에 둑을 쌓다보니 기존의 땅과 둑사이에 새로운 땅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눈이 트인 위정자들이 본격적으로 한강개발을 시작한다. 장마 때만 되면 물에 잠기던 압구정동, 반포, 잠실 등이 노른자위 땅이 된다. 철저하게 건설회사가 개발하고 이익은 집권층의 정치자금과 나눠진다. 심지어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 수없이 많은 땅을 사고 팔아 이익금을 청와대로 보냈다. 여기에 관공서가 옮겨가고, 터미널이 옮겨가고, 강북에 살던 중산층이 옮겨간다. 강남땅은 필지가 크고, 길이 넓었다. 처음에는 먼지투성이의 길 이었고, 다리도 몇 개 안되어 교통체증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허허벌판 물에 잠기는 땅을 개발한 것이 재벌이고, 고급공무원이다. 이때 한강 둑을 막았던 회사들과 영동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한 회사들이 오늘날 재벌이 된다. 강남개발은 서울시장이 앞서 나섰고, 청와대가 후원했으며 대한민국 사람 전체가 만들었다. 1963년 땅값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1970년 압구정동은 25배, 신사동은 50배가 올랐다. 반면 신당동은 10배 ,후암동은 7.5배가 오른다. 1979년에 가서는 학동은 1,333배 신사동은 1천배가 오른다. 강북의 신당동과 후암동은 25배 오른다. 이른바 ‘말죽거리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부동산 ‘투기’라는 것이 생기고 국민 모두가 ‘투기꾼’이었다. 오늘날의 강남은 그래서 <고급공무원>과, <장·차관>이, <국회의원>이, <군장성>이, <재벌>이 아니 여기에 국민들이 의기 투합하여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강남’이 요즘에는 오적중에 낀다. 부자와 함께...그때 강남으로 갔던 것이 또 있다. 학교다. 경기며, 휘문이며 하는 학교들이다. 강북 학교부지를 팔아 강남으로 옮기면 몇 배 넓은 교정이 되었다. 중산층이 옮겨가고, 이들의 자식들이 신흥 부촌의 명문학교에 입학하니 이들이 주로 <서울대>에 입학하였다. 이들이 <신오적>이 된다. 이들은 <조·중·동>을 열심히 읽고 그들의 논조에 동조하며 <룸싸롱>을 출입한다. 그것도 강남에 있는 룸싸롱만 드나든다. 진짜 <신오적>에 드는 것이다. 김지하가 <오적>에서 “여대생을 식모로 두고, 경제학박사 회계로 두고.... ” 라고 비판했던 그들은 강북에 살았다. 박정희 정권은 심지어 강북을 특정시설제한구역으로 제한하면서 ‘강남’으로 ‘강남’으로 이주를 독려했다. 정부정책에 충실히 따랐던 이들이 요즘은 <신오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오적이야 비판받아 마당하지만, <신오적>도 그런가? <조·중·동>과 <룸싸롱>은 논외로 치고 70~80년대 허허벌판 강남을 개발할 때 불편함을 감수하며 먼저 들어가 자리 잡은 강남사람들이 배척당할 사람들인가? 서울대를 들어간 사람들이 나라를 망치는 사람들인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번 일부를 제외하고 이들은 오히려 우리사회를 이끌어온 동력일 수 있다. ‘강남집값’을 잡는다고 강남부자들이 망하지 않는다.오히려 고통 받는 것은 강북의 서민들이다.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으면서 거래실종으로 이사철에 이사도 못가고 새아파트에 입주하려 해도 현재 전세가 빠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강북 사람이고 서민들이다. 이사짐센타, 인테리어, 중개업자....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정책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다. 이들이 고통 받고 있을 때 이른바 <신오적>의 하나인 <강남>사는 <부자>들이 고통받고 있을까? 아니 거꾸로 고통받는 이들이 말하는 <오적>은 누구일까? 집권세력들이 곰 짚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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