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대 조세포탈 혐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총수 일가 무죄
'150억대 조세포탈 혐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총수 일가 무죄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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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 LG그룹 구본능 회장과 일가,재무관리팀 전·현직 임원 등이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 등 사주일가 대주주들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재무팀 임원 김모·하모 씨 등 16명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이들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주식거래 행위를 특정인 간 매매로 보기 어렵고, 거래소시장에서의 경쟁매매 본질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재무팀 임원들에 대해 “재무팀은 기존 관행에 따라 거래소시장에서 경쟁매매를 통해 대주주의 주식거래를 담당하며 실제 거래가액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납부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이들이 사기 기타 부정행위를 저지르거나 대주주로부터 직접 조세포탈을 지시·승인받았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주식거래에 참여한 재무팀 직원들, 증권회사 직원들의 진술에 비추어 봐도 당시 재무팀이 할증 평가액에 따른 양도소득세 납부의무가 발생한다고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에 비추어 피고인들에게 조세포탈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주주들에 대해서는 “이들은 자금마련을 위해 재무팀에 주식처분을 요청했고, 주식을 누가 실제로 매수했는지 관심도 없었다”며 “특정인을 요청해 매도해달라고 주문한 근거도 없고 LG그룹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LG 재무팀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LG상사 지분을 보유한 사주일가 대주주들의 주식을 LG그룹에 매각하는 주식거래를 담당했다. 검찰은 주식매매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20% 할증된 금액으로 신고해야 함에도 이들은 제3자에게 주식을 매도한 것처럼 은폐해 약 156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보고 있다.

구 회장 등 대주주들은 재무팀 주식거래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조세범처벌법상 양벌규정이 적용돼 약식 기소됐다. 약식 기소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면서 벌금형에 처해 달라는 뜻의 약식명령이다. 하지만 법원은 법리적 판단이 더 필요하다며 이들을 재무팀 임직원들과 함께 정식 재판에 넘겼다.

앞서 검찰은 김 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200억원, 하 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30억원을 구형했다. 아울러 대주주 14명에 대해서는 포탈 상당액 기준으로 각 500만원~23억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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