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정상회담 주시 혼조세 마감…다우↓나스닥↑
뉴욕증시, 미·중 정상회담 주시 혼조세 마감…다우↓나스닥↑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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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미중 정상회담의 무역담판을 앞두고 기대와 낙담이 공존했다. 다우지수는 하락했고, 나스탁은 소폭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40포인트(0.04%) 내린 2만6536.8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60포인트(0.12%) 하락한 2913.78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5.25포인트(0.32%) 뛴 7909.97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알파벳을 빼고 모두 올랐다.

장 초반 무역전쟁 중인 미중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시장을 지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의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회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9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는 점에서 '관세폭탄'의 강도가 다소 완화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합의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중국은 미국보다 더 무역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합의하지 못한다면 나의 플랜B(대안)는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고, 관세율은 25%가 아니라 10%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나의 플랜B는 그들과 더 적게 거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90%는 마무리됐다"며 타결 기대를 부추겼다.

그래디넷인베스트먼트의 마리안 몬테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므누신 장관의 말은 이미 수차례 반복됐던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가 한번에 0.5%포인트 등 대폭 인하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꺾인 것도 악재도 작용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전날 미 외교협회 연설에서 "일시적인 것들에 단기적으로 과민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준이 그렇게 할 경우 전망에 더 큰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적절한 수준, 즉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론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다음달 한꺼번에 50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50bp는 과하다(overdone). 지금 우리가 큰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 보험적 조치로는 25bp 인하가 적당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19일 끝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유일하게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25bp를 내리자고 요구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다음달말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이 76%, 한꺼번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24%다. 50b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지난 24일 약 43%에 달했으나 파월 의장과 불러드 총재의 발언 이후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TV와의 인터뷰에서 "난 파월 의장을 강등시키고,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일을 잘 못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선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폈더라면 미국의 주가는 현재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난 결코 (파월 의장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키겠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초 백악관은 파월 의장을 연준의 일반 이사로 좌천시키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연준을 '고집 센 아이'라고 비난하며 금리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국제유가는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55달러(2.7%) 상승한 5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소식이 한몫했다.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현지시간 밤 9시41분 현재 배럴당 1.20달러(1.84%) 오른 66.25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시4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0.09% 오른 96.23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42% 하락한 온스당 1412.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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