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해적'에서 해적 선장 칼리코 잭을 비롯해 마성의 매력을 지닌 해적 메리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노윤
앞서 진행된 인터뷰 '뮤지컬 <해적> 잭/메리 역의 배우 노윤'과 이어지는 인터뷰입니다.
Q.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A. 그렇죠. 데뷔한지는 이제 일 년 반 정도 됐는데, 연도로 따지면 3년 정도가 지났어요.
Q. 쉬지 않고 작품을 맡아오고 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맞아요. 요즘 더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데뷔하고 나서 작품을 하고 반 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어요.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고뇌하고 힘들었던 만큼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두 번째 작품을 맡았고, 지금 <해적>까지 오게 됐죠. 계속 작품을 맡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하다고는 말 못 하겠어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고 있어요. 함께 만들어가는 창작진, 스텝분들, 배우분들, 관객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싶어요. 이 모든 분들이 있기 때문에 매 공연마다 재미있게 임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일하는 매일매일이 즐겁고 재밌어요. 제가 좋아하는 연기도 하고 노래를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Q. 배우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A. 사실 저는 운동을 했었어요. 학창시절에 체대를 준비했었는데, 발이 한 번 크게 다쳐서 통깁스를 두 달 넘게 하고 다녔죠. 두 달을 쉬니까 다시 운동하기가 힘든 거예요. 그렇게 한참 쉬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을 보게 됐어요. 사실 이 시기에 노래 부르는 거에 재미가 들려서 실용음악 학원을 잠깐 다녔었거든요. 그렇게 우연찮게 뮤지컬을 봤는데 '와, 이거 재미있네, 이거 해보고 싶다,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뮤지컬을 본 다음날부터 바로 뮤지컬 레슨을 받았어요. 연기에서부터 노래랑 춤 등 정말 많은 걸 배우게 됐죠. 공부를 하다 보니까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에도 관심이 많이 갔었던 시기도 있었죠. 공부를 하면서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다 좋았는데, 제일 좋았던 건 제가 무대에 올라간다는 거였어요. 무대 위에서 제가 하는, 저를 보는 모든 것들이 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아, 정말 배우 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적은?
A. 공연이 끝날 때마다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매일매일, 매 공연과 공연, 매 순간마다 느끼죠. <트레이스유>나 <해적>이라는 작품을 시작하고 나서 이런 부분들이 더 크게 와닿아 온 것 같아요. 어떤 일이였나면, 무대를 다 끝마치고 커튼콜 인사를 드리려고 무대 위로 다시 올라갔을 때였어요. 그때 현장을 찾아주셨던 모든 관객분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시고 계시더라고요.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모든 분들이 다 일어서계신건 정말 처음 봤었어요. 모든 분들이 저와 저희의 공연을 보고 일어나주셔서 박수를 쳐주시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하달까, 정말 울컥하는 순간이었죠. 그래서 그 뒤로 지금까지, 앞으로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고 후회하지 않게 정말 열심히 노래하고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말하자면,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기를 정말 잘했다'라는건 정말로 매일매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Q. 배우로서 욕심나는 작품이나 배역은?
A.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란 작품은 꼭 해보고 싶어요. 이 질문은 많이 받아봤는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앙리라는 괴물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매번 말했었어요. 제가 정말 존경하는 배우님들 중에 한 분이신 한지상 배우님이 맡은 배역인데 정말 해보고 싶어요. 앙리 말고도 빅터 역할도 정말 좋은 배역이죠. 사실 배역에 상관없이 이 작품 자체가 저한테 다가오는 의미도 크고,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어요.
Q. 잘 어울릴 것 같다.
A. 감사합니다.(웃음)
Q. 그렇다면 나(노윤)는 관객분들에게 어떤 배우로 혹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을까
A. 뭔가 과한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배우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요. 스타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없지만,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모든 관객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똑똑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무대 위에 서있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는 배우가 되길, 그렇게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경험하고 많은 작품들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종합해보자면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 배우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걸로 알고있다. 쉬는날엔 주로 무얼하나
A. 맞아요. 사실 요즘엔 정말 쉬는 날이 없죠. 예전에는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한잔하거나 액티비티 한 운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저도 그렇고 지인들도 그렇고 다들 일을 하다 보니까 시간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공연을 하고 있으니까, 지장이 가지 않게 목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술 같은 건 최대한 마시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만약 마시더라도 다음날 일정에 지장이 안 갈 정도로 한 잔씩만 마시는 것 같아요. 이걸 제외하고, 제가 옷을 좀 좋아해서 인터넷 쇼핑몰들을 돌아다니면서 옷을 사거나 아이쇼핑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게임은 안 하냐고요? 아, 가끔 지인들이랑 플레이스테이션 축구 게임을 하곤 하는데 이걸 제외하고는 게임은 하지 않고 있어요. 음... 또 뭐가 있을까요. 제가 먹는 걸 좋아해서 맛있는 음식 같은 걸 먹으러 다니는 정도가 다인 것 같아요.
Q. 이번 작품 <해적> 이후, 준비된 작품이 있을까
A. 네, 있습니다. 창작 작품을 준비 중에 있고 어떤 작품인지는 곧 공개될 것 같아요.
Q. 내 인생에 있어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걸 순위로 나타내자면?
A. 뭐가 있을까요. 일단 저는 저를 포함한 제 주변의 가족, 친구, 동료들 모두의 건강을 첫 번째로 꼽고 싶어요. 돈이 많은 것도 좋지만 건강은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그렇고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도 다 그렇고요. 그래서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건강이 최우선인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일이 아닐까요? 제가 배우로서 기회를 잡고 계속 이어나가고 있잖아요. 그러니 두 번째는 일이 될 것 같고, 세 번째는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집? 지금의 저는 집이 있진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집을 가지고 싶어요. 집이 주는 의미가 느낌이 생각하는 것보다 큰 것 같거든요.
Q. 마지막 질문이다. 오 년 뒤, 지금의 인터뷰를 다시 보게 된다면?
A. 음... 사실은 '웃기고 있네'라고 말할 것 같기는 하지만, 오 년 뒤 지금보다 조금 더 아니 더 많이 성장을 한 제가 된다면 "아유, 어린놈이 폼 잡았네. 애늙은이도 아니고 뭔 생각을 이렇게 많이 했냐. 어유 창피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웃음) 사실 제가 평소에도 생각이 많아서 인터뷰를 한다던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고 말해야 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나이 먹으면 더 그럴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스물다섯의 노윤이 서른 살의 노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A. "지금 이 모습이 당신의 과거이니까 그냥 겸허히 받아들이시고요.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