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향한 투자자 불신 왜 커질까
국내 증권사 향한 투자자 불신 왜 커질까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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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이유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 10조8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사업별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13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실제 영업이익보다 22%나 높게 추정한 것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2017년 4분기) 대비 28.7% 감소했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작년 3분기)보다 38.5%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증권사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로 증권가에 충격을 전하고 있다. 

실적 발표 전인 지난달 14일 이후 지난 7일까지 14곳의 증권사들이 쏟아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3조 1745억원에 달했다. 

키움증권이 14조 3000억원을 제시해 가장 높았고 유안타증권이 11조 9000억원을 내놓으며 가장 낮게 예상했다. 

실적 전망이 어긋난 것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7.7%(작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추정이 틀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1~9월) 영업이익은 36조 81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직전까지 작년에 매달 반도체 사업으로 4조원씩 번 셈이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예상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매달 3조원씩은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은 작년 4분기 예상치를 내놓으며 반도체 사업 이익 추정치로 9조~10조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잠정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돌자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이익을 기존 예상치보다 2조~3조원 낮추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 이후 작년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혹은 유지했던 국내 증권사와 대조를 보였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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