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최종구’ 금융당국 내부분열설 모락모락...왜?
‘윤석헌·최종구’ 금융당국 내부분열설 모락모락...왜?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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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감원 예산삭감 통해 조직축소 '압박'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금융위원회가 예산삭감을 통해 금융감독원 조직축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자체 예산은 대폭 늘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윤석헌 금감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 조직을 확대 및 개편하면서 금감원의 업무영역을 침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당국의 갈등에 대해 해명했으나 실상은 다른 모양새다. 

금감원은 정기 인사를 앞두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내부 분위기가 흉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위는 금감원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정밀 심사 중이다. 금감원은 37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달 금융위에 제출했는데 이는 올해 예산 362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감사원이 금감원의 방만 경영을 지적한 만큼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 별도의 분담금 관리위원회가 금감원 예산 재원인 분담금 부과 적정성 심사에 나서면서 금감원은 더욱 까다로운 예산승인 절차를 밟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2018년도 예산'을 10% 늘려 제출했다가 오히려 3% 감축을 당한 바 있다. 내년도 예산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삭감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융위의 내년 예산은 크게 늘었다. 올해 금융위의 예산은 2조 4000억 원이었으나 내년 예산편성안은 이보다 29%(7000억 원)나 늘린 3조 1000억 원으로 짰다.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는 금융위의 내년도 예산을 의결하며 당초 금융위가 계획한 3조 1000억 원보다 1278억 원을 더 늘렸다. 

이로써 금융위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4%나 증가한 3조 2278억 원에 달한다.

금융위는 단순히 금감원 예산 축소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 예산의 재원노릇을 하는 감독분담금 제도 자체를 손 보기로 했다. '금감원 재원으로서의 분담금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면서 금감원 예산의 77%에 달하는 감독분담금 규모와 증가속도, 형평성, 분담금 요율 산식까지 제도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예산은 크게 ▲한국은행출연금▲감독분담금▲발행분담금▲기타수수료 등으로 구분된다. 감독분담금은 금융사 총부채, 영업수익, 보험료 수입에 영역별 분담요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지난해 감사원에서 감독분담금이 늘어나 금융회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에 예산 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금감원은 예산 삭감과 함께 조직축소 압박에도 시달리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내년 초쯤 금감원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인사규모나 수위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윤석헌표 개혁' 추진을 위해 주요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팀장급 자리를 15개나 줄여야 하는 처지다. 

현재 금감원 내부에선 팀장급은 물론 고위 간부도 일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금감원 고위 간부 가운데 금융위가 인사권을 쥐고 있는 부원장은 손을 대지 못하고 부원장보 중에서 퇴임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공교롭게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올 들어 소비자보호 업무를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금융위는 올해 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하며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업무영역까지 넘봤다. 이미 금감원에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두고 있는데 금융위가 나섬으로써 소비자 보호감독 업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로 인해 양 기관의 갈등설이 일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간 갈등은 과한 해석"이라고 부인했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금융위-금감원 갈등설에 금감원이 더 노력하겠다"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예산심의와 조직개편 등의 현안을 둘러싸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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