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 위협 받는 '농심', 라면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예고
'갓뚜기' 위협 받는 '농심', 라면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예고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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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올해 상반기 점유율 1위이나 진라면과 3%차이
짜왕 이후 내세울 만한 신제품 없는 것 역시 부진 원인

 

‘갓뚜기’가 농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신라면으로 굳건히 라면시장 1위를 지켜오던 농심이 오뚜기 진라면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신제품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매출도 면류사업이 정체를 맞이하며 전년대비 다소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HMR시장이 커져가며 라면시장이 위협받는 것이 농심의 부진 이유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농심의 위엄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의 진라면이 만년 2위에서 1위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뚜기의 호감적인 이미지와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지속적 변화를 추구한 결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진라면은 1988년 출시됐다. 30년 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는 제품이다. 잘 퍼지지 않고 쫄긴하며 부드러운 면발과 순한맛-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 6월 기준 누적판매량은 50억 개다.

무엇보다 그동안 소비자의 건강과 다양한 기호를 반영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한 점과 국물의 맛을 강화하고 식감까지 살리는 등 라면에 신경 쓴 부분들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뚜기는 지난 여름 ‘진짜쫄면’을 출시 66일만에 1000만 개를 돌파하고 여름 라면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아울러 최근엔 ‘쇠고기 미역국라면’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해 40일 만에 500만 개 판매를 달성했다. 쇠고기미역국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에 계속해서 큰 사랑을 받아가고 있는 진라면과 새로운 신제품으로 오뚜기 역시 라면시장에서의 농심의 자리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농심의 점유율이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22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올해 상반기 봉지면 기준 점유율은 신라면이 16.9%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뒤를 진라면이 3%차이인 13.9%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3년 전에는 두 라면의 점유율 차이가 8.7% 차이였으나 3년 새 2배나 줄어든 것이다.

또한 농심은 지난해 면류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2097억 원이었다. 농심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면류 사업이 정체해 동 기간 당기순이익도 1942억 원에서 804억 원으로 줄었다. 무려 60%수준의 감소를 보였다.

올해 들어 면류 매출은 상반기 58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의 개선을 보이는데 그쳤다. 해외 시장은 매출이 늘고 있지만 국내 라면 시장에서는 농심의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체 라면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2012년 65.4%였던 농심이 올 상반기에는 53.2%까지 떨어졌다. 이는 10%대 중반 점유율로 삼양식품과 2위 대결을 하던 오뚜기가 25%대까지 점유율을 확장해 나갔기 때문이다.

오뚜기 뿐만 아니라 불닭볶음면이라는 대히트 시리즈를 들고 글로벌 공략에까지 나선 삼양식품도 농심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농심이 현재 신라면으로 업계 1위를 하고 있어도 마냥 웃을 수 없다.

또 농심의 부진에 있어 ‘짜왕’ 이후 내세울 만한 신제품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짜왕은 2015년 출시 해 9개월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한 제품이다.

당시에 프리미엄 짜장 라면 열풍을 이끌었고, 현재도 월 매출 40억 원 이상을 올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농심에서 짜왕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신제품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농심의 부진이 ‘시장구조’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있다. HMR(가정간편식)시장 규모의 확대로 국내 라면 시장이 부진해져 점유율 50%가 넘는 시장 지배자 농심도 타격을 받았다는 것.

2016년 2조원을 넘어섰던 국내라면 시장이 지난해에는 1조 9000억 원대로 내려왔고,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전망된다.

또한 점유율 부분에서는 신라면과 진라면의 수량 차이때문이라며 가격이 싼 진라면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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