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 삼바 고의적 분식회계로 재결론
금감원,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 삼바 고의적 분식회계로 재결론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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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서 치열한 공방 전망돼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삼바에 대해 재감리 결과 ‘중대한 회계기준 위반이 있다’고 보고 중징계를 예고해왔다. 이 때문에 삼바 분식회계가 실수인지 고의인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불꽃이 튀길 전망이다. 

앞서 금감원은 삼바 분식회계에 대해 2012~2014년 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인식한 것이 회계 처리를 위반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고의가 없는 중과실'로 조치안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2015년 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한 것에 대해선 ‘고의적 분식’ 판단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선위가 지난 7월12일 삼바 재감리를 요청한 지 석 달여 만이다.

금감원은 기존 조치안에선 삼바가 2015년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해 순이익이 급증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조치안에선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판단이 없어 증선위로부터 논리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의 재감리에선 삼바의 2012~2014년 회계처리도 잘못됐다는 판단이 더해졌다. 에피스 설립 초기인 2012년부터 합작파트너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고려해 관계회사로 인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젠과의 공동 경영 여지가 있는데도 에피스를 단독 경영하는 것처럼 종속회사로 인식한 것은 회계 위반이란 주장이다. 

금감원은 다음주 삼바와 외부감사인인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에 재감리 조치안을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삼바의 2012~2014년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중과실’로 판단함에 따라 무더기 사업보고서 정정과 과징금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삼바 재감리 결과를 다음달 증선위에 상정, 심의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다시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2012~2014년 판단이 2015년의 것과 논리적으로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관계회사로 인식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다면, 삼바가 2015년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처리는 오히려 잘못된 회계를 바로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부 증선위원도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증선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증선위원은 금감원의 논리적 결함을 질타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내지 2014년에도 바이오에피스를 연결보다는 지분법(관계회사)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발언하자, 한 증선위원이 “기본적인 부분에 오류가 있고 논리적 일관성이나 정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의 고의성을 입증할 사실관계를 두고 증언이 엇갈리는 점도 추가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삼바가 외부감사인(회계법인)에 2015년 말 나스닥 상장 중단과 바이오젠의 콜옵션 조기행사 무산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하지만, 감사인은 당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증선위에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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