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또 한 번 큰 그림을 그려냈다. 베트남 마산 그룹에 5300억 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SK그룹은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며, 베트남과는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베트남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SK는 마산그룹 자사주 1억990만주(지분율 약 10%)를 11조동(약 5300억 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르면 19일 계약을 맺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난 최 회장은 “베트남과 SK가 함께 성장하는 협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베트남 구상’을 그린 최 회장은 지난 18일 베트남 마산그룹의 식음료 사업부문과 천연자원개발 사업 부문에 투자한다고 전해진 것.

SK그룹이 투자한 마산그룹은 올해 매출 47조동(약 2조 2700억 원), 순이익 4조동(약 1900억 원)의 실적을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베트남 인구(약 9000만 명)를 기반으로 먹거리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이중 베트남의 필수 음식인 돼지고기의 위탁 사육 시장 점유율이 35%나 차지하는 등 베트남 소비자 98%가 마산그룹이 생산한 식음료를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게다가 마산그룹은 자원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큰 텅스텐 광산 중 하나인 누이파오 광산 경영권 지분을 사들였다. 누이파오광산은 텅스텐 등 매장량 총 5540만 톤에 달하는 대형광산이다. 중국을 제외한 텅스텐 공습 시장의 33%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텅스텐이 필수소재로 쓰인다. 이 때문에 사업구도상에도 서로에게 큰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최근 최 회장은 동남아판 우버인 ‘그랩’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게다가 이번 베트남 마산그룹에도 투자하는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엿보며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어 이목이 집중 됐다.

한편, SK그룹은 이미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베트남 현지에서 1개 석유생산광구와 2개 탐사 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남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