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두각 드러낸 '미래에셋', 마이다스의 손 '박현주'
해외서 두각 드러낸 '미래에셋', 마이다스의 손 '박현주'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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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운용 상반기 국외 수익 1000억원 넘어
- 전 세계 ETF운용사 중 10위권 내로 들기까지 해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미래에셋대우 박현주가 ‘마이다스’의 손으로 거듭났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어연 5개월이 지났다. 퇴임의사를 밝힌 박 회장은 국내 대신 글로벌비즈니스 확장에 주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본격적인 미래에셋의 글로벌 경영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운용이 국외 수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은 ‘금융수출론’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한국 경제가 제조업으로 번 달러만 바라보고 산다고 지적하며, 금융을 수출산업으로 키워 원화가 달러를 벌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홍콩법인 설립 전부터 "원화가 국제통화가 아니어도 현지에 나가서 현지 통화로 돈을 벌 수 있다"며 원화로 달러화를 벌어들이는 금융수출론을 설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야 외국인들의 자금을 중개하고 운용하면서 돈을 벌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금융이 수출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박 회장의 지론은 통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시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운용의 12개 국외법인이 상반기 벌어들인 수익은 총 1309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720억 원 대비 두 배가량 급증한 결과였다. 자산운용사 영업수익은 수수료 수익, 증권평가‧처분 이익, 파생상품 관련 이익, 이자수익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기 순이익도 증가했다. 25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50억 원 늘어났다. 미래에셋운용이 2003년 홍콩에 법인을 설립하고 국외 진출을 선언한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특히 이 수익들은 미래에셋운용이 전 세계 36개국 글로벌 금융사를 통해 미래에셋 펀드를 팔아 번 돈이라는 큰 의미도 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유일하게 국외에서 펀드를 직접 판매해 돈을 버는 곳이기도 하다.

손 뻗으니 ‘대박’난 박 회장

이 덕에 박 회장이 본격적으로 ‘마이다스’의 손으로 거듭나게 됐다.

앞서 그가 지난 16년 5월 미래에셋대우의 회장직에 오른 뒤, 미래에셋대우가 대형 금융사로의 기틀을 잡기도 했다. 이후 회장직에 물러난 뒤 그는 국내 회장직 대신 홍콩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직으로 남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글로벌경영전략에 시동을 걸었고, 결과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운용의 결과가 더더욱 돋보이는 것은 박 회장이 일찍이 인수‧합병(M&A)를 통해 성장과 국외 현지법인의 자체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국외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거물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외에도 캐나다, 호주, 홍콩, 콜롬비아, 미국 등 6개국에 상장시킨 글로벌 ETF 상품만도 300여 개, 순자산 규모는 300억 달러를 넘어서가고 있다. 이에 글로벌 ETF리서치 업체 ETFGI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전세계 ETF운용사 중 10권으로 올라섰다.

홍콩에 있는 미래에셋운용의 국외 ETF운용 법인(글로벌ETF홀딩스)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만도 전년동기대비 4배나 급증한 390억 원이다. 아울러 새로 인수한 ‘글로벌X’도 331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체 국외법인 수익의 절반을 ETF로 벌여들였다는 것이다. 즉,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수익까지 얻게 된 것. ETF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아울러 박 회장은 미래에셋운용을 M&A뿐만 아닌 현지 법인 영업에도 신경을 썼다. 국내투자자들의 국외 펀드 위탁운용만 한 게 아니라 현지에서 역량을 키웠다. 이후 현지 법인들에게 미래에셋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홍콩법인은 2008년 룩셈부르크에 역외펀드를 설정했다. 홍콩을 비롯한 국외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했다. 또 인도법인은 2006년에 독립운용사로 현지에 진출해 최근 수탁액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글로벌 첫 타자는 베트남

앞서 박 회장은 이런 꿈같은 결과를 얻기 전, 첫 행선지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베트남의 인연은 꽤 깊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박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기 전에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여신전문 금융회사인 미래에셋 파이낸스 컴퍼니와 함께 베트남 시장에서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다.

지난해 6월에는 베트남 법인에 650억 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자본금을 1000억 원 수준으로 늘렸다. 당시 베트남 내 증권사 70여 개 중 자본금 규모로만 3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엔 베트남투자공사와 함께 베트남 자산운용사 ‘틴팟’을 인수했다. 합작 자산운용법인도 설립했다. 이어 5월에는 미래에셋생명과 프레보아베트남생명의 통합법인인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도 공식출범해 베트남으로의 길을 확장해나갔다.

이후 박 회장이 글로벌전략고문으로 첫 행보 ‘베트남’으로 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베트남과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미래에셋은 앞서 베트남에 증권·자산운용·보험·캐피탈 등 전 계열사 법인 설립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어 현지에서 투자 대상 발굴부터 자금 조달, 운용까지 원스톱 투자에 나서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미래에셋대우가 주요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해 설립한 ‘미래에셋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1호’펀드가 최근 베트남 제약사인 트라파코(Traphaco)의 지분 24.9%를 900억 원에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 주도로 설정하고, 미래에셋캐피탈이 운용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미래에셋대우가 2대 주주를 맡게 된 트라파코는 2만 3000여개 약국을 판매망을 확보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베트남 2위 제약사로 알려졌다.

비록 베트남 헬스케어 및 의약품 시장이 2015년 기준 각각 139억 달러, 42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7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미래를 전망했을 때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래에셋대우와 베트남 간의 시너지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도 뒤따랐다.

그 결과 올 상반기 미래에셋대우가 5대 대형 증권사 중 베트남 법인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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