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판도 바껴...FSC'멈칫'-LCC '쾌속질주'
항공업계 판도 바껴...FSC'멈칫'-LCC '쾌속질주'
  • 이남경
  • 승인 2018.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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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SC, 장거리 승객은 늘었으나 노선 점유율 감소 추세
- GTR제도 폐지, 기존 단골 고객 잃어버린 대형항공사

국내 항공업계에 판도가 바뀌고 있다. FSC(대형항공사)가 지고, LCC(저가항공사)가 뜨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 3년 새 65.9%에서 61.7%로 떨어졌다. 아울러 앞으로 공무원 해외출장 때 LCC의 이용이 가능해지며 더욱 FSC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먼저 14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장거리 노선 승객은 약 1333만 명이다. 이는 2015년의 약 1100만5000명보다 21.1%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한 장거리 노선에는 미주,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오세아니아로 가는 항로가 있다.

하지만 승객은 늘었지만 국내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지난해 대형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여객 점유율은 61.7%로 2015년 65.9%보다 4.2%포인트 줄었다. 특히 호주, 뉴질랜드, 괌, 호놀룰루 등의 오세아니아 노선이 점유율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세아니아 지역 점유율은 2015년보다 10%하락한 55.5%였다. 아울러 각각의 점유율은 아시아나 15.3%에서 13%, 대한항공은 50.2%에서 42.6%로 떨어졌다. 또한 지난 3년간 오세아니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기의 공급석은 288만3000석에서 365만8000석으로 77만5000석 늘었다. 이 중 LCC는 약 76%(약 59만 석)를, 대형항공사는 23.8%(약 18만5000석)를 확보한 바 있다.

반면, 현재 LCC시장은 최근 수년간 9%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세계 LCC 공급좌석 점유율은 국제선 12.5%, 국내선 32.3% 등 전체 29.5%다.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항공기의 수도 늘리고, 다양한 노선들과 특가 이벤트로 이용객들을 끌어 모으는 중이다. 즉, FSC는 성장 둔화와는 반대되는 행보다.

또 공무원의 해외출장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이용가능하게 한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한진그룹 조양호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면서 특정 항공사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GTR이 38년 만에 폐지됐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가 GTR 계약을 ‘공무 마일리지’ 소진기간을 고려해 오는 10월 해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GTR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와 각각 1980년 9월, 1990년 8월 계약해 양사체제를 유지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좌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변경·취소에 따른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항공시장 다변화를 고려해 폐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GTR은 폐지하고 이후 ‘주거래 여행사’제도를 도입해 앞으로 주거래 여행사를 선정해 항공권 예약·구매 대행을 맡길 예정이다. 이달부터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주거래 여행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제도 개선으로 약 80억 원의 예산을 아끼게 된다.

다만, LCC 시장은 기회를 얻게 되나 FSC는 주요 고객을 잃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장거리 경쟁력을 확보에 나섰다. 조인트벤처는 모든 좌석을 공동 판매하고 운영 수익도 나누는 제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조인트벤처 시행 이후 대한항공의 미주 내 공동 노선은 164개에서 370여 개로 늘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노리고 있다. 이에 A380, A350 등 최첨단 기종을 투입했다. 기존 21대인 장거리 항공기를 2022년까지 32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기간 장거리 노선도 14개에서 1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의 중간 단계인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을 늘려 고객 유치에 나선다.

이처럼 FSC도 성장둔화에 맞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갑질논란’, LCC의 저렴한 가격에 대한 메리트와 빠른 성장세 등으로 다시 성장세를 타기엔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FSC가 아니어도 LCC시장에 ‘진에어’, ‘에어서울’등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복병으로 작용할 확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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