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나재철 대표, '효자사업'과 '아픈손가락'...희비엇갈려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 '효자사업'과 '아픈손가락'...희비엇갈려
  • 이남경
  • 승인 2018.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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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과 기업금융부문 1분기 영업실적 이끌어
- 부동산 사업, 미분양으로 수익성 ‘빨간불’ 켜져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가 최근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에 놓였다. 바로 올 1분기 영업을 이끈 효자사업인 리테일과 기업금융 부문으로 실적개선을 해결했다. 아울러 IPO 시장 1위로 손꼽히며 꽃길이 준비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부동산 사업인 ‘나인원 한남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며 삐끗하고 만 것이다. 이에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때문에 나대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 속 나 대표가 어떻게 리더십을 보일지,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신증권의 나재철 대표는 1960년대 생으로 지난 1985년 대신증권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이후 대신증권에서만 30년게 일한 ‘대신맨’으로 최근 3연임에 성공해 장수 CEO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나 사장은 사장취임 후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더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100년 기업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또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켜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해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나 대표는 이런 포부에 걸맞게 다각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 결과 리테일과 기업금융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울러 IPO 실적 1위 기업으로 떠오르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현재 부동산 사업으로 인해 수익성에 이상이 생기며 제동이 걸렸다.

효자사업에 웃다

지난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3월 말에서 올해 3월 말까지 대신증권의 연결기준 사업부문별 영업익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리테일과 기업금융부문이 조사기간 중 각각 114%, 95%늘어난 527억 95만 원과 120억 4790만 원을 기록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의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익은 1년 새 176%증가한 743억 1865만 원이었다.
리테일과 기업금융부문 영업익 증가는 수수료수익과 IB부문 실적이 견인했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은 리테일같은 경우는 올해 초 증시가 호황을 이루며 거래대금이 늘었고 관련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금융은 바로 ‘기업공개(IPO)'실적이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올 1분기 기업 IPO를 주관했고 관련 실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대신증권이 1분기에 IPO한 기업은 SG, 아시아종묘, 에코마이스터, 애경산업 등 총 4개다. 또한 이들의 공모금액은 전체 2281억 4318만 원, 2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431억 2000만 원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시가총액 1조원에 이르는 올 1분기 최대어인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효과를 누린 것이다. 이는 애경산업이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나 대표는 리테일과 기업금융부문을 통해 날개를 달고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는 듯 보였다.

부동산 사업에 ‘멈칫’

나 대표가 1조 원대 아파트 개발 사업 ‘나인원 한남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최근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이에 대신증권의 부동산 사업은 중대 위기를 맞고 만 것이다. 이런 위기를 맞은 원인은 대신증권이 부동산 개발을 위해 일으킨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호관계에 있던 NH투자를 통해 지난해 나인원 한남 개발 사업을 위해 총 9000억 원 규모의 PF 계약을 맺었다.
무엇보다 나인원 한남 산업은 대신증권이 제일 역량을 기울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다른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에 집중했다면 나 대표의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부동산 투자에 올인했다.

하지만 올에 들어서며 지속적인 PF 상환 압박에 시달렸다. PF 조건인 아파트 분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대신증권 측은 아파트 분양 희망자 대상 분양금을 받아 PF대출금과 이자를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분양 공고가 무기한 미뤄지며 매일 이자비용이 누적된 것이다. 이에 대신증권이 최근까지 납부한 PF이자만 최소 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16년 대신증권 당기순이익 305억 원과 비슷한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614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고, PF 이자로만 절반가량을 잃은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지난 정부 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당시 대신F&I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물로 내놓은 서울 한남동 외인주택 부지를 6242억 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사업성의 여러의문 속, 몇몇 건설사가 좋은 입지조건과 상장성을 고려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했으나 대부분 발을 빼고 말았다. 이는 낮은 수익성 등 사업에 관련된 리스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리스크가 드러난 것은 LH가 최초 공고한 입찰가(6131억 원)와 낙찰가(6242억 원)의 가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이런 우려 속 순탄하게 17년 12월까지 분양을 마치고 PF를 상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대신증권이 당초 3.3㎡당 분양가를 6000만~7000만 원선으로 잡고 초고급 주택단지를 분양하려 한 것을 제지했다. 이는 신규 주택에 대한 분양 보증 업무를 맡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근 시세를 고려해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를 4000만 원대로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대신증권이 요구한 것대로 하면 분양수익은 약 1조 7000억 원으로 외인부지 매입비와 공사비 등의 사업비(1조 4000억 원)을 빼도 약 3000억 원이라는 이익이 생긴다. 하지만 정부의 반대대로 분양가를 낮춘다면 향후 수익을 내기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고급주택 ‘한남더힐’도 최근 미분양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었다. 애초에 대신증권은 분양수익은 ‘모든 주택의 분양이 다 완료됐을 경우’로 가정했던 것이기 때문에 현재 대신증권의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나 대표가 현재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이것을 해결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대신증권은 NH투자증권의 도움을 받아 ‘브릿지론’으로 기존 PF를 상환했다. 리파이낸싱은 쉽게 빚을 내서 빚을 막는 것이다. 이 리파이낸싱 된 PF 만기는 오는 12월이기에 12월 전에 나인원 한남 사업을 매답 지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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