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 지주사 전환 선언...금융계 '긴장'
우리은행 손태승, 지주사 전환 선언...금융계 '긴장'
  • 이남경 인턴기자
  • 승인 2018.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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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 전환 요건 모두 갖춘 상황... 인가가능성 충분해
- 금융당국 주어진 과제 많아 금융지주전환 속도내기 어려워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이 내년 초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하며 금융계가 긴장하고 있다. 물론 우리은행이 공식적으로 선언만 한 것이라 지주사 전환을 위해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하지만 이미 요건을 갖춘 터라 인가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손은행장이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효율적인 정부 지분 매각을 위해 지주사를 해체한 지 5년 만에 공식적으로 내년 초 지주사 출범선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1위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1위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손 은행장이 우리은행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는 핵심적 이유는 현행 은행법상 제한받고 있는 자회사 출자한도 20%를 극복하고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통해 수익성과 사업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강화 후 기업 가치 상승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어 만약 금융지주사로 전환에 성공한다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저평가 됐던 주가 역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가능성과 자회사 출자 한도 제한으로 성장성이 제한적이었기에 이번 금융지주사 전환으로 이 부분들이 해결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보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18.4% 매각도 지주사 전환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주가를 억누르던 물량 부담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미 지주사가 되기 위한 요건을 갖췄기에 인가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로 올라 서기 위한 조건은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이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올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이 37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사 전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지주사로 전환하면 우리은행은 증권, 자산운용, 신탁사 인수로 적극적인 비은행 자회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는 보험사보다 인수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아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SK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효과는 계열사 확대 및 다변화에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가능 금액이 4조원 후반대로 증가하면 증권, 자산운용, 신탁사 등을 인수해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정부 인가와 주주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때 발생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호조를 감안할 때 2018년과 2019년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각각 4.3%, 4.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타이어 매각 및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 자체는 높으며, 전환 이후의 미래 역시 밝은 편이다. 이 때문에 금융계 역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과점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에 적극 동참할지에 대한 여부가 불확실하다.

우리은행의 지분 중 27.22%를 지난해 말 기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과점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만약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증권,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면 과점주주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되기에 이해관계 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고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금융당국이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아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금융위에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고, 주주 총회승인과 상장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통상 3~4개월 소요되지만 현재 금융당국이 심사에 속도를 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과제들로 처리해야할 큰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이를 감안하면 6개월 정도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으로 우리은행의 지주사전환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됐다. 아울러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성공 한다면 손은행장이 1위 종합금융그룹을 목표로 한 만큼 앞으로 어떤 정책들을 펼쳐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환 소식이 알려진 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우리은행 (15,750원 상승550 3.6%)은 전일 대비 650원(4.28%) 오른 1만5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 전환을 검토 중으로 알려진 우리은행 자회사 우리종금 (786원 상승181 29.9%)은 181원(29.92%) 오른 786원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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