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사주 소각, 노조분노-엘리엇 어깃장...'왜?'
현대차 자사주 소각, 노조분노-엘리엇 어깃장...'왜?'
  • 이남경 인턴기자
  • 승인 2018.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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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영업이익 반토막 하락했단 문자 하루 뒤 자사주 소각결정에 분노
- 엘리엇, 자사주 소각계획은 고무적인 생각이라고 비난

지난 27일 현대차가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의 이익을 소각을 밝혔다. 이에 노조는 즉각 취소를 외치며 공식반대에 나섰다. 아울러 엘리엇 역시 딴지를 걸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이다. 이는 회사 이익을 활용해 주식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사들여 이를 소각하기 때문에 전체 주식의 수가 줄어 남은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현대차 자사주 소각 규모는 기존 보유 자사주 소각에 약 5600억원, 추가 매입 후 소각에 약 4000억 원 등 총 96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현대차 노조는 왜 이같은 자사주 소각에 반대하며, 엘리엇이 딴지를 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올해 단체교섭 초반부터 자신들의 뜻대로 관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경고성 엄포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이 자사주 소각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 반문하며, 수소전기차 ‘넥쏘’의 수소충전소 286곳(1개소 당 35억원 추산시)을 신설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먹거리 마련을 위한 미래 투자개발과 인프라 구축은 하지 않고 외국계 투자전문사 우호지분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반발했다.

또한 당초 지난 26일 단체교섭 상견계 시작으로 올해 교섭을 이어나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올해 경영 상황 악화와 요구사안 등이 무겁다며 거절했다.

올해 노조는 기본급 5.3% 올린 11만 6276원 인상과 협력업체 납품단가 보장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 요구안을 마련했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으로 하락했다는 문자 발송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사주 소각 결정을 한 것이다. 결국 노조는 이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자사주 소각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추진 결정은 그 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일 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30일 엘리엇은 현대차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발표한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논평했다.

앞서 현대차는 정부의 요구에 맞춰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그룹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가 구체화 되자 현대차와 계열사 지분 약 1.4%를 모은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와 함께 주주 가치를 높이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었으나 현대차는 자사주 소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엘리엇은 이에 대해서 “현대차의 주주로서 경영진이 발표한 자사주 일부 소각 및 추가 주식 매입 후 소각 계획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이어 엘리엇은 자본관리와 주주 환원책 개선 등 그룹 전반에 대한 구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라고 요청했다.

이같이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으로 엘리엇과 노조에 치이며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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