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맞은 민주당 ,드루킹 사건 전말은 무엇?
불똥맞은 민주당 ,드루킹 사건 전말은 무엇?
  • 이남경 인턴기자
  • 승인 2018.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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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작혐의로 드루킹 구속, 그의 조직인 경공모도 연루 돼 있을 것으로 보여
-경공모 내에서 강연, 물건 판매 등으로 자금 충당한 것으로 예상
드루킹의 블로그. 현재는 블로그 일부를 공개로 전환했다.
드루킹의 블로그. 현재는 블로그 일부를 공개로 전환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놓인 '드루킹 사건'은 온라인에서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전(前) 더불어민주당원 등 3명이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오늘(18일)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 김씨의 댓글조작이 대규모 조직적으로 이뤄졌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드루킹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대표로 최근 인터넷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 됐다. 무엇보다 드루킹의 조직인 경공모 최상위 조직원이 30 여 명으로 파악돼 이들이 드루킹과 함께 여론조작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방관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드루킹 사건은 무엇인가?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 대선 때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 대선 때, 드루킹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에게 A씨를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인사 청탁을 요구했다. 자신이 예언한 일본 침몰을 주장하며, 이를 미리 준비해 일본 이주민들을 개성공단으로 이주 요구를 하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김 의원 측은 당시 전문가긴 하지만 될지 안 될지 모르기에 전달을 하겠다 했고, 실제 알아본 결과 A씨는 외교경력이 없는 인물이라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전달하자 드루킹은 가만있지 않겠다는 반 협박성 표시를 하며 돌변을 했다는 입장이다.

후에 인사 청탁을 거절당한 드루킹은 불만을 품고 지난 1월 15일 쯤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매했다. 이후 매크로를 이용해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2건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해 여론을 조작한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를 민주당 측에서 댓글 조작으로 고소해 현재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 드루킹은 ‘댓글=여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SNS에 글을 ‘온라인 여론 점유율=대통령 지지율’이라고 거듭 역설 해 왔다. 이후 댓글 조작 논란이 일기 시작한 지난 2월 21일에는 "니들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는 알아? 진짜 까줄까? 진실을 알게 되면 멘붕할 것들이 어디서 나를 음해하고 날뛰어?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해서 죽겠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어디 구뎅이라도 파고 소리라도 질러야겠다"라고 댓글 공작의 배후를 암시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드루킹은 지난달 21일 체포됐다. 경찰은 드루킹을 포함 그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드루킹 포함 3명을 붙잡아 지난 25일 구속했고, 30일에는 검찰에 송치시켰다.

이어 민주당은 드루킹과 연결된 것이 아니냐며 ‘드루킹 게이트’로서 지난 대선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드루킹과 민주당이 끈끈하게 연결됐다면 드루킹이 자신에게 계속해서 텔레그램을 보냈는데 자신은 거의 읽지 않았다고 하며 이게 가능하겠냐고 반박을 했다.
 
# 드루킹은 누구이며, 경공모는 어떤 조직인가?

드루킹은 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 김 모(48)씨로, 드루킹은 필명이다.

드루킹이 만든 ‘경공모’는 경제적공진화모임으로 내부는 철저한 등급제로 운영된다. 한 언론사에서 17일 확보한 경공모 내부 등급표를 보면 회원등급은 모두 7단계로 구분된다. 먼저 노비, 달, 열린지구, 숨은지구 4단계가 있는데 이는 기준이 모두 공개 돼 있다. 이 단계를 지나 등급을 올릴려면 오프라인 강의 참석, 불참 동영상 신청, 산채(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 강의 이수 등을 해야 한다. 노비에서 달로 승급을 원할 경우 ‘가입인사 등록과 오프라인 참석 2회 혹은 동영상 신청 4회, 산채 강의 3회 참석’이 조건이다.

이중 경공모 내 비밀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숨은지급 등급 이상이다. 이들은 숨은 카페의 지구등급과 숨은 초대 권한을 받게 된다. 숨은지구 등급이 되면 다시 지구 태양 은하 우주 순으로 새롭게 등급이 분류된다. 또한 매달 경공모 스태프 30여 명의 다수결로 승급심사가 이뤄진다. 최상위 우주등급이 되려면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경공모의 철저한 등급제때문에 구속된 김씨 등 3명과 최근 추가로 붙잡힌 박모(30)씨 등 2명 외에도 최상위 스태프 30여명이 댓글 조작 사실을 공유하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박씨는 ‘댓글조작 프로그램(매크로)’을 입수한 장본인으로 확인됐다.

# 도대체 드루킹은 어떻게 돈을 모으고, 이들을 이끌 수 있었는가?

드루킹인 김씨는 유료강연이나 비누 판매 등을 통해 모임과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실제 경공모 회원들은 김씨의 강의를 1회당 3~5만원 정도 내고 들었고, 비누 업체 ‘플로랄맘’상품 역시 최대 1만원 대였다. 하지만 느룹나무 출판사 임대료나 월 지출금 규모로는 김씨 등 진술한 수입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경찰은 의심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15년도에 경공모에 가입해 적극적 활동을 했다는 한 회원의 제보에 따르면, 경공모는 다단계와 같았다고 한다. 이내에서 자신을 이건희 주치의로 소개한 한방학과 교수 유산균 음료를 팔기도 하고, 무역업자라는 사람 세 명이 파키스탄 원당이라고 비싸게 파는 등이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다 자금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씨는 이미 인터넷 세계에서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었다. 김 씨는 10여 년 전 ‘서프라이즈’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경제 관련, 국제 관계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개인블로그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서 주식 관련 글을 썼는데, 이것이 꽤 잘 맞아서 점점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어 만든 것이 2014년 ‘경제적 공진화’라는 온라인 카페다.

이 카페에서 그는 ‘송하비결’이라는 예언서를 신봉하며 그 예언서의 내용에 근거해서 여러 가지 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송하비결은 조선말부터 천지가 개벽하는 말세 전후까지의 기간을 연도별로 분석하고 기술한 예언서다. 또한 회원들만 사용하는 주문도 있어서 모임에서는 늘 그 주문을 암송한다고 한다. 김씨는 회원들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에게 접촉하거나 그들을 초대해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2014년에는 노회찬 의원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그의 부인에게 운전수를 보내기도 했고, 더불어 민주당의 김경수 의원과 접촉하고 안희정 지사를 초대해서 올 1월에는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도 했다.

이렇게 드루킹은 회원들에게 자신의 신뢰를 쌓았고 이를 따르다보니 어느 순간 경공모 역시 사이비수준으로 변질 되게 된 것이다.

한편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배후 문제'와는 별도로 현재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뿐이다. 김씨가 일반인 신분이어서 자동으로 기사 댓글에 '공감'을 누르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포털사이트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 외에는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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