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기아차 '에어백 사망사고'에 美시장 공략 '적신호'
정의선, 현대기아차 '에어백 사망사고'에 美시장 공략 '적신호'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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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정의선 현대기아차 부회장의 미국시장 공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교통당국이 에어백 결함으로 현대기아차를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공략이 올해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전반적이다. 미국 시장 실적 회복을 자신했던 정 부회장의 행보에 안개가 낀 것이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 세단 모델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모두 4명이 사망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교통당국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2011년형 현대차 쏘나타와 2012년·2013년형 기아차 포르테로, 모두 42만5000대 규모로 추정된다. 당국은 해당 기종에서 상당한 손상을 가져온 충돌 사고 6건(쏘나타 4건·포르테 2건)이 있었으며 해당 사고들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모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에어백 결함...한 두 번 아냐

에어백 결함은 독일의 에어백 업체 ZF-TRW가 제작한 컴퓨터의 제어 시스템의 전기회로 합선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다른 업체도 같은 부품을 사용했는지, 다른 업체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쏘나타 15만5000대를 전기회로 합선에 따른 에어백 작동 결함으로 리콜하겠다고 NHTSA에 신고한 바 있다. 현대차는 다음달 20일부터 리콜을 개시하고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정비가 끝날 때까지 다른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서도 리콜에 들어갔다. 현대차의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 뉴 투싼 약 9만70000대를 대상으로 와이어 하네스 안전 위험과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잠재적 결함 가능성으로 지난달 1일부터 리콜을 진행했다.

미국 시장 부진 계속되나

미국 시장 공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8만733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2.25% 감소했다. 미국에서의 에어백 조사 결과에 따라 브랜드 가치 훼손과 비용 발생도 우려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에어백 불량이 ZF-TRW가 제작한 컴퓨터의 제어 시스템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리콜비용은 ZF-TRW에 귀속되겠지만 제어 시스템 불량이 아닌 완성차 설계의 문제일 경우 이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훼손과 징벌적 과징금 부담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는 오후 1시 37분 유가증권시장에서 151500원 전일대비 하락6000 (-3.81%)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자동차(31500원 전일대비 하락1050 (-3.23%), 현대모비스(226000원 전일대비 하락5500 (-2.38%)도 하락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에어백 결함 문제를 놓고 미국 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어 책임소재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에어백 제조 문제로 밝혀지면 독일 에어백 제조회사인 ZF-TRW에 소송비용 등이 귀책 되겠지만 완성차 설계 문제로 밝혀지면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가 리콜 및 소송비용을 부담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같은 에어백을 사용 중인 기아차와 FCA를 놓고 조사를 진행하면서 에어백 칩 문제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습이나 귀책이 확정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선 자신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시장에서도 부진을 떨쳐낼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양사 합쳐 전년 대비 판매가 10.4% 감소했다.

정 부회장은 "SUV 부문 호조로 지난해보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것을 감안해 재고는 정상 수준 이하로 확실히 줄여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초부터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시작됐고 여기서 자동차 분야가 이슈로 떠오른 것에 대해 정 부회장은 "우리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든다면 FTA 재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자신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회복을 목표로 했으나 ‘에어백 결함 이슈’로 인해 미국 시장 공략이 더욱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좋아했던 미국 투자자들과 고객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회복이 아닌 선방하기도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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