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당선축하금' 1억 전달…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지시 '폭로'
MB '당선축하금' 1억 전달…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지시 '폭로'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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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왼쪽부터)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오리온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1억원의 당선축하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뉴스데스크는 16일 오리온그룹의 전직 임원이 이화경 부회장의 지시로 2008년 경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 축하금 1억 원은 전달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황이 담긴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전직 임원은 조경민 전 오리온전략담당 사장이다.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 전 사장과 이 부회장의 대화는 오리온은 검찰로부터 비자금 의혹과 관련 수사를 받고 있던 2012년 경으로 알려진다. 

조경민 전 사장은 “이화경 사장(부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이 자주 다니는 병원의 의사를 통해서 당선축하금을 전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화경 부회장은 오리온 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의 딸로 사실상 그룹 오너인 인물이다. 이 부회장이 MB측에 당선 축하금을 전달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MB수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 기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BC가 입수한 녹음파일에는 그룹 비자금의 사용처 가운데 '밝힐 수 없는 내역이 있다'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A씨 통화(2012년 5월 9일)]
조경민 전 사장 : 다른 것들은 전부 우리가 용처를 다 밝힐 수가 있는데
이화경 부회장 : 예"
조경민 전 사장 : 두 가지를 밝힐 수가 없는 게 있어요. 근데 공교롭게도 두 가지가 삼, 3개(3억) 3개(3억)야"
이화경 부회장 : 예, 예

조경민 전 사장 :....

이화경 부회장 : 그게 지금 문제가 안 될까 싶더라고요"
A 전 임원      :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있어요. 첫 번째는 선거 끝나자마자 사장님이 저한테 '가서 이렇게 전달해라' 한 적이 한번 있고...
이화경 부회장 : 그게 얼마야?...
A 전 임원      : 그때가 한 개(1억 원)일 거예요
이화경 부회장 : 한 개...
A 전 임원      : 한 개(1억 원)를 사장님(이화경 부회장)이 저한테 이렇게 해서 이렇게 요구를 하니 이런 용도로 뭐 어쩌고저쩌고…
이화경 부회장 : 그랬잖아"
A 전 임원      : '대선축하자금 어쩌고저쩌고하면서 갖다 주라' 하면서 한 적이 있고
이화경 부회장 : 네

보도가 나가자 오리온 측은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당선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받은 적이 없다”며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에 등장한 전직 고위 임원 A씨는 조경민 전 사장”이라며 “2012년 횡령‧배임 등의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사장은 약 3년간에 걸쳐 오리온 최고 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현재 오리온과 조 전 사장 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보도 내용 중 청담동 클리닉 김 모 원장에게 2010년 2억 원을 전달한 당사자 역시 조 전 사장”이라며 “이화경 부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 그룹 측은 “즉시 조 전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사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오랜 소송전을 전개해오고 있다. △주가 상승분 약정금 △오너 부부 가구 매입 약정금 △스포츠토토 횡령·배임 손해배상 △메가마크 추심금 △명예훼손, 허위사실  등이다.

이번 조 전 사장의 폭로가 향후 오리온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MB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 사건까지 병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오리온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의 당선축하금 수사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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