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지배력 더 키운 하나금융...금융당국 의문의 1패
김정태 지배력 더 키운 하나금융...금융당국 의문의 1패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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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권고 받아들인 하나금융,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방향 비틀어
금융권 "오히려 김정태 지배력 강화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그간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은 하나금융지주가 김정태 회장 1인 사내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주 이사회는 김정태 회장과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된다.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이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정태 회장의 지배력이 더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6일 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김홍진, 박시환, 백태승, 양동훈, 허윤 등 총 5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윤성복, 박원구 등 2명은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윤종남, 송기진, 양원근, 김인배 씨는 퇴임하며 차은영 이사는 임기가 2019년 주주총회까지다.

이날 김병호 부회장(경영관리 부문장)과 함영주 행장(경영지원 부문장)은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지주사 사내이사로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기능의 독립성 약화 및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사항을 반영해 이들 두 사람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제외했다이에 따라 사내이사로서의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은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하나금융이 사내이사 1인 체제로 바뀌는 것은 2년 만이다.

이는 김정태 회장의 단독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금융업계의 분석이다. 차기 회장 후보에 올랐던 김병호 부회장의 경우 퇴진을 예상해 왔지만 행장 임기가 남아 있는 함영주 행장은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하나금융 측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를 받아들여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히려 김정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김 회장의 경영 공백 시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4KB금융 사태 이후 각 금융지주사에선 복수 사내이사 체제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물러나자 이를 대체할 사내이사가 없어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 이후 2016년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하나금융에서도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또다시 사내이사가 회장 1인으로 축소되면서 이를 둘러싼 파장이 예고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하나금융의 결정에 당혹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하나금융과 금융당국의 향후 관계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날 하나금융은 사외이사진도 재정비 했다.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한 허윤 이사(임기 1)를 제외한 4명의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다.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의 임기는 1년이다.

박시환 후보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전임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천지방법원 및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을 거쳤다. 백태승 후보는 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한국은행을 거쳐 연세대 법무대학원 원장 겸 법과대 학장, 한국인터넷법학회장을 역임했다. 두 후보는 모두 윤종남 사추위원장이 후보로 제안했다.

김홍진 후보는 재경부 경제정책국 과장, 감사담당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양동훈 후보는 동국대 회계학 교수와 한국회계학회장을 겸직 중이며 한국은행을 거쳐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선임연구원,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허윤 후보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및 2015년부터 하나은행 사외이사직을 수행 중이며 금융위 금융발전심의위원,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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