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출연기관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채용비리가 터졌다.
22일 전주 덕진경찰서는 정동철(51)원장과 탄소기술원 인사 담당 직원 2명을 채용비리와 관련 업무방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원장이 처조카를 채용하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한 혐의다.
정 원장은 2017년 4월 탄소기술원 행정기술직 마급(공무원 9급 상당)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인사 담당 부서장과 실무자에게 지시해 처조카 A씨를 부당하게 채용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전국 1190개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에 대한 정부 특별 점검에서 탄소기술원의 채용 비리가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당초 탄소기술원은 "실무자가 면접위원의 평점 점수를 집계표에 잘못 옮겨 적었다"며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해당 합격자는 정 원장 부인 친언니의 아들(처조카)로 확인됐다.
인사 담당 실무자는 필기 점수가 낮은 정 원장의 처조카를 합격시키기 위해 외부 면접위원이 상위 지원자에게 준 91점을 16점으로 고쳤다.
인사 담당자들은 정 원장과 A씨와의 관계를 모른채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A씨는 다른 업무를 보면서 정 원장이 장거리 출장을 갈 때 공용차를 몰았다고 한다. 현재도 근무 중이다.
정 원장은 경찰에서 채용 절차를 어긴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인근 기관장이 운전기사의 협박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해 처조카를 뽑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전북 출신으로 전북대 전기전자공학과 석ㆍ박사를 마쳤으며, 참여정부 시절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