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vs 한화, 별들의 전쟁 ‘내막’
LIG넥스원 vs 한화, 별들의 전쟁 ‘내막’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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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여야 산다’ 방산업계 대전 막오르나
- LIG넥스원, 송영무 국방장관 최측근 유영식 상무 영입
- 한화, 군 출신 임원 영입 박차... 류수희 고문 역할론

최근 방산업계를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방산분야 ‘빅2’인 한화와 LIG넥스원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화가 삼성의 방산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예견돼왔다는 평가다. 양사는 군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대전을 살펴본다.

올해 LIG넥스원과 한화 그룹이 방산분야에서 한판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반에서는 당분간 해외도입을 제외하고는 거액의 프로젝트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더욱 두 회사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군 정찰위성 사업 두고 격돌

두 회사가 올해 맞부딪힐 사업은 크게 2가지다. 감시정찰사업과 유도무기분야다. 감시유도무기 분야 중 군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425 사업’은 LIG넥스원이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주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기술 협상을 마쳤다.

그런데 국회 안팎 일각에서는 협상대상자 교체 분위기가 나온다는 관측이다. 기술 협상과 관련해 보증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에 무리한 사업추진 일정이라는 문제제기도 있는 상태다.

원래 감시정찰사업과 유도무기 분야는 LIG넥스원의 독무대였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각종 미사일과 레이더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 한화시스템이 전투기에 탑재하는 AESA 레이더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은 구설수에 올랐다. LIG 넥스원이 10년 동안 140억원, 국방과학연구소(ADD)는 490억원을 투입하면서 AESA레이더를 개발해 왔는데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 됐다’는 것.
그래서 LIG넥스원의 ‘425 사업’수주를 두고 설욕전에서 승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LIG넥스원 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송영무 국방장관과 근무 인연이 있는 유영식 제독을 최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위는 상무다.

유 제독은 해군사관학교를 39기로 졸업했다. 준장으로 전역할 때까지 35년여 간의 군 생활 가운데 17년을 해군본부와 국방부 대변인실 등에서 정훈장교로 일했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해군 공보과장으로 재직하며, 최장수 해군공보과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2014년 해군 준장으로 진급하며 해군본부 정훈공보실장(해군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군 일각에서는 유 제독을 ‘송영무의 남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송 장관의 해사 후배이면서 해군 본부와 국방부 등에서 근무 기간이 여러 번 겹쳤다는 것.

이에 대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개인 신상에 관한 문제”라고 전제하고 “억측이고 추측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군에서 모든 의사결정은 투명하게 이뤄진다”며 “특정인과 연관 짓는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업체 이익보다 국익 우선해야
한화 그룹은 일찌감치 지난해 초부터 군 고위층에 대한 영입에 나섰다.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군 장성 및 영관급 인사 10여명을 대상으로 회사 임원 영입을 위한 접촉에 나선 바 있다.이러한 영입 시도는 인수합병으로 사업 영역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인력 전문성도 올리기 위함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화 그룹은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한화시스템의 전신인 삼성탈레스, 한화테크윈의 전신인 삼성테크윈, 한화디펜스의 전신인 두산DST를 연이어 인수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방위산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화는 국방부 출신 인사를 핵심 임원으로 발탁해 인적 경쟁력을 키운 세계적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전략을 롤모델로 삼아 군 장성급 인사 초빙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방산시장이라는 한정된 파이를 두고 한판 승부를 대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된다.

영입 관련 밑그림을 그린 데에는 류수희 한화그룹 고문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류 고문은 육사 32기로 (주)한화 특수사업부 상무와 방위사업본부장(전무)을 거쳤다. 업무 전문성과 군 인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류 고문 역할론에 대해 “누가 총괄하는 지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송 장관이 LIG넥스원에서 2년 6개월 동안 매달 750만원씩 총 2억4천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송 장관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 3건이 있었다. 수중함 전투체계가 미완인데 요청해서 자문에 응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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