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LG디스플레이, 아시아나항공 납품·협력업체 최저임금 꼼수 인상'논란'
포스코, LG디스플레이, 아시아나항공 납품·협력업체 최저임금 꼼수 인상'논란'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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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LG디스플레이, 아시아나항공 등 납품·협력업체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연 ‘최저임금 위반 제보 놀부회사 명단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 LG디스플레이, 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의 납품·협력업체가 최저임금 인상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임금체계 변경이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최저임금 수준에 거의 맞춰 기본급을 지급해오던 이들 기업은 상여금을 기본급에 다달이 쪼개어 넣는 방식으로 취업규칙을 바꾸거나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게 했다는 것.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가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노동자의 임금 총액은 결국 거의 제자리에 머물렀다.

포스코 납품업체 ㄱ사는 기본급의 500%인 연 상여금을 올해부터 기본급의 400%로 줄이고, 나머지 100%는 기본급에 포함시켜 주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인 삼구아이앤씨에서는 기존에 상여금이 기본급의 500%였는데, 앞으로 400%는 기본급에 넣겠다고 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직장119에 따르면, 일부 하청회사 직원들이 사측에 설명을 요구했다가 관리자들로부터 “원청(대기업)의 요구대로 하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것.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회사 에어케이터링서비스에서도 상여금이 축소됐다. 기본급의 600%였던 상여금은 앞으로 직급에 따라 400~500%로 줄고, 급여가 최저임금이 안 되는 일부 직급 직원에게는 자기개발수당을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케이터링업체를 모기업으로 하는 LSG스카이셰프코리아라는 또 다른 회사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아시아나에 납품을 해왔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 측은 “우리와 직접 계약한 적 없는 회사”라고 밝혔다.

이런 하청·재하청 구조 속에 원청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편법과 꼼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담 사례 중에서도 다수가 원청이 대기업인 하청업체로 추정된다”며 “정부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진다면 최저임금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진호 비정규직없는세상 집행위원은 “최저임금이 오르자 대기업들은 처음에는 ‘해고 대란’이 일어날 거라고 했다. 다음엔 ‘상생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 제보를 살펴보면 이번 기회를 틈타 임금체계를 바꾸고 근로조건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시도가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메꾸려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던 상여금의 산정·지급주기를 변경해 매월 지급하는 것은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노동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거나, 노조가 없다면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직장갑질119는 "많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의 고반수 동의를 받지 않고 개별 노동자에게 서명을 하라고 강요해 형식적인 동의를 받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하청·납품업체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원청 기업들의 감시와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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