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고 외로운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연극 "황가 맹가"
고독하고 외로운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연극 "황가 맹가"
  • 어승룡 기자
  • 승인 2017.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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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황가 맹가" 노년의 새로운 대안 가족형태를 생각해 본 작품
노인의 가족문제를 그린 연극 황가 맹가 포스터
노인의 가족문제를 그린 연극 황가 맹가 포스터

극단 아우내의“황가 맹가”가 2018년 1월3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1관에서 공연한다.

외로운 두 노인의 가족 만들기를 그린 ‘황가맹가’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족해체 현상과 함께 혈연에만 의지한 가족관계를 이상적 삶의 모델로 삼기에는 여러모로 설명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비록 생면부지의 남이지만 여느 가족 못지않게 끈끈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노년의 새로운 대안 가족형태를 생각해 본 작품이다.


줄거리는 주인공 황달호는 전직 면서기 출신으로 신혼 초 자기를 배신하고 딸과 함께 떠난 부인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남자이다. 그 후 독신으로 우울증과 강박에 시달리며 살아가던 그는 결국 직장생활도 못하고, 현재는 13평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폐휴지를 줍는 등의 부업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황달호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 아파트에는 금지 돼있는 가족 외 타인에게 세 놓는 일을 불법으로 감행한다.

그의 방에 세든 사람은 전직 삼류 가수 출신의 맹오복. 그는 과거 한때 잘 나갔던 삼류 가수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여전히 가수로서 재기를 꿈꾸는 남자로 성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일찍 아내와 사별한 사람이다. 성장과정에서 잘난 남자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는 맹오복은 현재 빈털터리로 이따금 아르바이트로 나가는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른다.

무일푼으로 황달호에게 세를 든 맹가(맹오복)는 당장 나가라는 황가(황달호)에게 월세를 못 내는 대신 그의 우울증을 치료해 주겠다며 버팅 긴다. 밥 먹는 것에서 잠자는 습관까지 하나도 맞는 것이 없는 두 남자는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다 서로의 아픔을 보게 되고 정을 들이기 시작한다.


"황가맹가"는 2002년 대학로 공연을 필두로 2003년과 2004년의 부산과 충남 지역 순회 공연, 2005년의 대학로 까망 소극장 공연과, 2008년~2009년 소극장 예술정원의 장기공연 및 2010~11년 제주 세이레 극단과 2015~16년 통영 벅수골 극단, 2017년 부산 라임극단 공연 등 현재까지도 꾸준한 관객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작품이다.

연극 "황가 맹가" 출연지
연극 "황가 맹가" 출연진

박인혜 작가는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인연(因緣)’이란 말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러저러하게 맺어 온 인연들을 돌이켜 보면 내 뜻에 의해 만난 인연보다 뜻하지 않은 우연으로 만난 인연이 더 많은 것 같다. 주인공 ‘황가’와 ‘맹가’같이 서로를 인정해주고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인연이 있다면 그 삶이 바로 축복받은 삶이 아닌가 싶다."라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극작가 박인혜의 작품은 음악이 많이 쓰인다. 그렇다고 뮤지컬은 아니다. 이 작품에서 음악은 인물들의 생활이며 인물들의 아픔이다. 맹가에게 음악은 직업이며 밥벌이 수단이기도 하다. 맹가라는 인물이 항상 흥얼거리는 팝송과 트로트, 황가는 사랑을 노래한다. 이 작품에는 끊임없이 초인종 소리와 전화벨 소리가 이어진다. 그때마다 새로운 상황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만큼 이 작품에는 음악과 음향효과가 매우 돋보인다.


한규용 연출은“탑골공원에 가 본 적이 있다. 공원을 찾아드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노인들이 소일거리를 찾아 나서는 공원, 그 곳에서 난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 그 공원엔 인생살이에서 성공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의 일상 대화 속엔 현재와 과거의 추억에 대한 것일 뿐, 미래나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출산은 줄고 노년층은 늘어나는 현대 사회에서 해체된 가족. 이혼율 세계 1위, 자살율 세계1위라는 오명과 함께 노인들의 고독사 또한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서 피가 섞인 관계는 아니지만 혈연가족 이상으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황가와 맹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 우리가 풀어가야 할 중노년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으로 사는가?"
   
참으로 길게 느껴지던 젊은 날의 생은 어느새 마감을 향해 다가서고, 짧은 생의 한가운데서도 반복되는 고령의 삶은 지리멸렬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살아가야 할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많은 노년의 길목에서 더욱 소중히 다가오는 것은 곁에 남아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벗 하나이다. 그가 아내든, 남편이든, 자식이든, 남자든, 여자든. . .

"황가 맹가"의 출연진은 극단 아우내 대표인 오병남, 손성호, 배기범, 공유석, 홍석빈, 최윤정, 배소희, 이현주, 김현종 등의 연극계 10년~20년차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8시, 토요일은 오후7시, 일요일은 오후4시(월요일 공연 없음)에 하루 1회씩 공연을 하며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전석 3만원이며 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예술인, 동갑 친구 동반1인, 만65세 이상 어르신 동반 4인까지 50% 할인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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