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정계개편 동상이몽 ‘新 삼국지’
중도·보수 정계개편 동상이몽 ‘新 삼국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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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러브라인에 ‘홍준표-김무성’ 태클

야권의 정계개편이 시작됐다. 안철수-유승민-홍준표-김무성의 4인이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에 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 초읽기에 들어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대법원 무죄판결에 여세를 몰아 친박 숙청을 시작할 전망이다. ‘트로이목마’ 김무성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지 고민 중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4인의 행보와 함께 여권의 수성전략도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이 권력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여권은 난공불락이다. 의석수만 121석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대를 유지하고, 당의 지지율도 50%대이다. 여권과 같은 뿌리를 둔 국민의당(39석)과 진보성향의 정의당(6석)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6석)은 뿌리가 같은 바른정당(11석)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국회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2018년 국회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판을 깨기 시작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에 승부수를 띄었다. 21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전 당원 투표 실시를 결정하기로 했다. 안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통합 찬반 투표다.

안 대표의 통합론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동참했다. 통합에 적극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의 합당에 보이지 않은 손의 개입의혹이 제기됐다. 물밑에서 두 당의 합당을 조율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지목했다. 손 고문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초읽기에 들어간 22일 귀국해 ‘통합’에 불을 지폈다. 개혁세력의 통합이 시대적 요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39석+@ 가능할까
국민의당(39석)과 바른정당(11석)의 통합이 성공을 이룰 경우 50석을 확보할 수 있다.
정치권의 분석은 다르다. 절반의 성공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철수계 의원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통합을 반대해 탈당할 수 있다는 것. 현재 박지원, 천정배 의원 등이 적극 반대하며 안철수 대표를 성토하고 있다.

이상돈 의원은 “당헌·당규 위반이다. 돼먹지도 않았다”며 “(전 당원투표에 대해) 가처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당 정체성을 좌우되는 합당이나 해산에 관한 사안을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표결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조차 국민의당이 “두 조각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의 상황은 국민의당의 상황보다 더 나쁘다. 김무성 의원 등이 탈당할 때에 명분을 고려해 바른정당에 남아있던 의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당과는 뿌리부터 다르다. 국민의당은 중도성향이라고 하지만 진보성향이 짙다. 이런 국민의당과 합치느니 차라리 친정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 등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낙수효과를 노리고 있다. 합당을 반대해 탈당하면서 친정인 민주당과 한국당에 각각 복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전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전 대표

홍준표-김무성 낙수효과 노려
민주당은 복당을 반대하는 호남계 의원을 끌어안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당 역시 친박 청산을 하면서 바른정당 의원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홍 대표도 대법원 무죄선고를 받고 친박 청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취지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대표의 정치실험은 미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치는 세력전쟁이다. 호남이라는 텃밭을 두고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얻어질 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안 대표를 따라가지 않을 경우, 바른정당과 합당한 후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마저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안과 유가 통합한다고 해도 국민의당 호남계와 바른정당 보수계가 떠난다면 통합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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