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태광그룹이 지배구조 손보기에 나섰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일가 소유의 계열사 3개를 1개로 합병할 계획이다. 또 이 전 회장의 개인 지분 무상 증여 등의 작업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태광그룹은 26일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또 티시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이호진 전 회장은 보유 중인 1000억원 상당의 티시스(사업부문) 지분 전체를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4월 1일이다.
태광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를 해소해 새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주축으로 섬유·석유화학, 흥국생명·흥국화재 등의 금융, 티브로드·티캐스트의 미디어, 티시스·태광CC·한국도서보급 등 인프라·레저사업을 영위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그동안 이 전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7개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가 빈번해 총수일가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으며 공정위와 시민단체로부터 지배구조 개혁 요구를 받아왔다.
태광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계열사간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작업은 2년 여에 걸쳐 총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작년 12월 세광패션 매각이다. 당시 염색업체인 세광패션 지분은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태광산업에 매각됐다.
2단계는 지난 7월 메르벵과 에스티임의 증여와 매각이다. 이 전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본인과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던 55억 원 상당의 와인 유통업체 메르벵 지분 전체를 태광관광개발에 무상 증여했다. 디자인 업체 에스티임도 티시스에 매각한 바 있다.
이번 3개사 합병은 지배구조 개선 작업 3단계에 해당된다.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의 단순화와 함께 업무 전문성도 고려됐다.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회사)는 지분구조가 비슷해서 계열사 줄이기의 효과가 있고, 쇼핑엔티는 업무 연관성이 높은 한국도서보급의 온라인 유통사업, 티시스의 물류사업 등과의 협력으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4단계는 이 전 회장이 증여할 계획인 약 1000억 원 상당 지분에 대한 법적 검토가 끝나는 내년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