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물품 강매 '갑질'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물품 강매 '갑질'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7.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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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전용기름’ 사용 강요…제조사 리베이트 챙겨
대표 성추행 사건 후 매출 감소 피해 점주에 전가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월 최호식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호식이두마리치킨’이 가맹점주들에게 고가의 필수물품(품질 유지를 위해 가맹점이 무조건 사용하도록 한 품목) 강매해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경향신문은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본부 측이 현재 점주들에게 필수물품 명목으로 약 3만5000원(18ℓ)가량의 튀김용 전용기름을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강매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맹점주 ㄱ씨는 “전용기름은 비슷한 품질의 다른 제품보다 많게는 5000원가량 비싼데, 쓰지 않으면 가맹지사 관계자들이 와 ‘체인점을 내리게 한다’는 등 압박을 준다”고 말했다. 가맹점주 ㄷ씨는 “사실상 강매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이 가맹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 본부 측은 기름을 판매하는 대가로 제조사로부터 일정한 리베이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돈은 그간 TV 광고 등을 집행하는 데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점주들은 성추행 사건 이후 TV 광고가 거의 중단됐다는 점에서 대금 용처에도 의혹을 보내고 있다. 회사 측은 “성추행 사건 이후 할인행사와 판촉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고가 물품 판매로 얻은 리베이트가 매출 하락을 수습하기 위해 쓰였다 해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고 지적했다.  오너의 잘못으로 발생한 피해를 결국 가맹점주들이 부담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본부 측은 성추행 사건 이후 피해보상과 관련해서도 점주들과 논의를 벌였으나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맹점주는 “가맹본부들이 자정하겠다고 했지만 어영부영 넘어가는 분위기도 보이는 것 같다”며 “최근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는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 얘기도 나오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호식 회장은 성추행 사건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공개서 등 서류상으로는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본부 측은 자사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최 회장이 대표에서 내려오려면 폐업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 같은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바꾸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외식업종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구매 강제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 유지와 무관한 물품을 사도록 강제하는 관행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들은 “공정위가 본사를 상대로 점검을 벌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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