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재앙,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삼성의 재앙,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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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이재용의 바벨탑, ‘대국민 사기극’

권력의 힘이 정치에서 재벌로 바뀌었다. 정치권력은 5년이다. 재벌권력은 세습되고 있다. 3대 세습을 앞둔 삼성 오너의 비도덕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의 거짓말이 문제가 됐다. 이 회장은 2008년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에 있던 4조4000억 원에 대해 실명전환하고 세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찾아갔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법적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삼성전자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법정증언을 하고도 경영진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 옥중경영을 보여줬다.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인 삼성 오너 부자의 거짓말 행태는 도덕불감증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 이건희 삼성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은 피노키오(거짓말쟁이)다.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이 피노키오 증후군(Pinocchio syndrome)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의 글로디(Collodi, C)가 지은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훌륭한 인간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피노키오 증후군은 없다. 드라마<피노키오>가 만든 작가의 상상력이다.

삼성(三星). 별이 세 개라는 의미다. 창업주 이병철(1세대)→이건희(2세대)를 거쳐 이재용(3세대) 별이 뜨기 직전이다. 한 개의 별은 지고 또 한 개의 별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세 번째 별은 떠오르기 전부터 빛을 잃고 희미하다.

삼성 이재용 위기론

이재용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거짓말이 들통 났다. 이 부회장이 옥중경영을 통해 삼성그룹 경영진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삼성전자 외에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 부회장의 말이 거짓임을 스스로 밝히는 모양새다. 언론에서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 부회장이 사퇴하면서 ‘이재용 체제’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쏟아져 나왔다. 권 부회장의 공백은 이재용 부회장 사람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재용 라인으로 알려진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밑에서 전자계열사 전략을 총괄했던 김용관 부사장이 6개월여 동안의 안식을 끝내고 현업으로 돌아왔다. 전략팀 몇몇 임원도 속속 돌아오면서 조직개편 업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적쇄신에 대해 언론은 이 부회장이 삼성의 내부사정을 파악하고 ‘옥중경영’을 통해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은 삼성의 살아있는 권력임을 입증시켰다. 이건희 회장의 뒤를 잇는 경영 승계자임을 각인시켰다.

권력 정점에 선 이 부회장이 왜 자신은 그룹 경영실세가 아니라고 했을까. 이는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검이 주장하는 뇌물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도 등이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라서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보고 받거나 관여 안했다”면서 “부회장 취임 후 소속은 처음부터 삼성전자였다. 업무의 95%이상을 전자와 전자계열사에 관해서 맡아왔다”고 했다. 삼성전자 외의 업무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뇌물죄 성립 요건인 부정한 청탁과 그 대가에 대한 합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된다. 삼성이 최순실 일가(213억원)와 미르·K스포츠재단(220억원)에 돈을 준 것이 대가성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가 된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외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판과정에서의 주장과 경영행보가 다른 것은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대가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 부회장이 경영에 관여했는가가 ‘돈을 준 이유’와 맞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건희, 대국민 사기극 논란

이건희 회장(와병 중)의 2008년 4월 22일 ‘대국민 사과’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 특검이 밝혀낸 차명계좌 4조4000억 원을 실명 전환하고 세금 등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세금은 내지 않고 돈만 찾아간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대국민 사기극’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2008년 조준웅 특검 시 차명계좌 실명전환 실태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검에서 확인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대부분 실명으로 전환되지 않고 해지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차명 보유 하던 64건의 은행계좌 중 실명으로 전환된 것은 1건에 그쳐, 전환율은 1.9%였다. 나머지 63개 계좌는 모두 계약해지 혹은 만기 해지됐다. 957개 증권계좌는 단 한 건도 실명 전환되지 않은 채 모두 전액 출금됐다. 646개는 계좌가 폐쇄됐다. 현재 311개 계좌는 잔액이 없거나, 고객 예탁금 이용료 등만 남아 유지되고 있다.

박 의원은 “삼성(이건희 회장)은 대국민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다. 지금이라도 징수하지 못한 과징금과 이자 및 배당소득세를 추징해 경제정의와 공평과세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개의 별이 지다

기업의 윤리는 중요하다.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업에 대한 윤리적 평판이 기업의 생존까지 좌우하는 핵심적 가치가 되고 있다.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거짓말 경영은 삼성의 신뢰를 추락시켜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성결대학교 교수) 연구위원은 “삼성은 대부분의 사업 군이 소프트웨어 보다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다 삼성공화국의 절대 권력으로 불리는 오너가 정경유착과 거짓말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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