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개무시’하는 서울대...갑질러 교수 강의개설
학생들 ‘개무시’하는 서울대...갑질러 교수 강의개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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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징계권고 불구 다음 학기 강의 열려...학생들 ‘패닉’

서울대학교가 학생들을 개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학생들에게 '갑질'을 일삼은 교수의 수업이 다음 학기에 열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4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2017학년 2학기 강의계획 명단에는 모 단과대학 H 교수의 전공수업 3과목이 강의 시간과 장소와 함께 올라왔다.

앞서 H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학생들에게 자신의 집을 청소하게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서울대 인권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H교수는 해외 체류로 집을 비울 때마다 배달된 우유나 주스 등을 대학원생 제자에게 챙기도록 했다. 또 제자들에게 "너는 좀 맞아야 돼"라거나 "남자 없이는 못 사는 여자들이 있다고 하는데 쟤가 딱 그런 케이스"라는 등의 막말을 했다.

H교수는 학생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인정돼 지난달 15일 학교 내 인권센터로부터 정직 3개월의 중징계 권고를 받았다.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도 받은 상태다.

서울대 측은 교내 인권센터의 징계권고에도 징계위원회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의계획을 잡았다.

학교 측은 "각 학과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올린 계획에 따라 명단에 올렸을 뿐"이라며 "언제든 변동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H교수의 강의가 명단에 오르면서 서울대 학생들은 어이가 없다는 분위기다.

해당 단과대학 소속 대학원생 A씨는 언론을 통해 "아무리 나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무기력감이 든다""징계를 하는 제도나 절차가 미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인권센터가 권고한 3개월 정직은 파면, 해임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다. 학계에선 이 같은 서울대의 행태에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학계관계자는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서울대 측이 학생들을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 측은 H 교수와 학생들을 격리 시키라는 인권센터의 권고도 무시해 학생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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