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승부수... 금호타이어 인수전 안개 속으로
박삼구회장 승부수... 금호타이어 인수전 안개 속으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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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조선해양 처리와 비교해 호남차별·국부유출 논란도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했기 때문. 하지만 KDB산업은행의 발목을 잡는 변수들이 많아 과연 5개월 안에 매각절차를 완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17일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박 회장 측에 컨소시엄 불가를 최종 통보했다. 그러자 금호아시아나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공정한 매각절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24일부터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매각 논의를 재개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는 일이 한 두개가 아니다. 먼저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금호와 채권단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해 지급하기로 한 대금 9550억 원에는 상표권 사용료도 포함돼 있다. ‘금호상표권은 금호산업이 보유중인데, 최대주주는 금호홀딩스이고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하면 49.6%로 과반에 육박한다. 금호홀딩스의 의결권 있는 보통주 지분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8명이 61%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박 회장이 거부할 경우 상표권 사용이 어려울 수 있는 것. 이를 두고 산업은행과 박 회장 측은 샅바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대출금 16천억 원이 오는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문제다.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만기 5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 일부에서 이를 반대할 경우 매각 절차는 꼬이게 된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노동조합도 거들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 11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업은행 측에 금호타이어 전 구성원 고용보장 내용이 명확히 담보될 수 있는 매각이 아니라면 즉각 매각을 중단하라며 고용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건 문제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산업은행의 접근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전 (쌍용차 등의 매각이) 결과가 좋지 않아 산업은행이 이번 매각만큼은 성공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술력·자금력·경영능력이 있는 업체를 선정하지 않고 인수대금 많은 순으로만 해서 단추를 잘못 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박 회장의 인수전 승리에 대해서도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는 박 회장이 다시 복귀하는 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가능하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부의 승인 여부도 발목을 잡을 변수로 작용한다. 금호타이어는 우리 군에 전투기·군용트럭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어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있는데, 방산 분야 매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외국인투자기업이 방산업체 주식 등을 인수할 경우, 방위산업에 필요한 생산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장미 대선을 앞둔 여론의 향배도 큰 변수다. 쌍용자동차의 예에서 보듯이 기술유출 우려와 함께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경남에 공장을 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처리 방식과 비교해 호남에 공장을 둔 금호타이어를 홀대한다는 호남홀대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박삼구 회장은 최근 강공 모드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강공과 여론전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와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에는 법적인 소송을 포함하여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궁 속으로 빠진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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