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심리학’으로 바라본 ‘장미대선’ 필승(必勝) 보고서
‘고전’과 ‘심리학’으로 바라본 ‘장미대선’ 필승(必勝) 보고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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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됐다. 드디어 장미대선시작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출판가에서도 대선과 관련된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책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김구철 아리랑TV 전 고문의 <김구철의 대선전략>이다. 김 전 고문은 KBS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1987년부터 1997년까지 3차례의 대선을 현장 취재했다. TV 정치에 관련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그야말로 잔뼈가 굵다.’ 다른 하나는 심리연구소 함께의 소장인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이다. 김 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하기 싫은 대통령’, ‘극소수에 심리적으로 의존한다와 같은 폭탄 발언을 던진바 있다.

과연 장미대선의 승자는 누구일까? <한국증권>은 고전과 심리학이라는 서로 다른 틀을 통해 이번 대선을 예측해본다.

김구철, 손자병법으로 바라본 장미대선

▲ 김구철 전 아리랑TV 고문
<김구철의 대선전략>은 지난 2월에 원고가 완성됐다. 그럼에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기 직전에 탄핵이 인용될 것임을 정확히 예측했다. 또한 Dark Horse모래시계 검사홍준표 후보를 지목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2심에서 무죄로 선고된 직후였다. 그만큼 김 전 고문의 탄탄한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고문은 이번 대선을 고전 중의 고전 손자병법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에 따라 분석한다. 이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면 도는 진영의 결집력’, 천은 천시’, 지는 선거구도’, 장은 후보’, 법은 편제·참모·조직력을 의미한다.

먼저 어느 진영이 더 결집하는지를 나타내는 를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하던 상식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바로 야권의 단일화 필승론이다. 김구철은 야권의 단일화 필승론은 허구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야권의 단일화 승률은 2/4에 불과하다는 것. 단일 후보가 승리한 경우는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2번이다. 1992년과 2012년에는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보수후보에 졌다.

김 전 고문은 단일화로 숭리한 경우에도 단일화만이 필승 요소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1997DJIMF경제위기와 이인제 독자 출마로 인한 보수의 분열이 합쳐져서 당선됐고, 2002년 노무현은 IMF를 극복하고 찾아온 경제 호황과 여당프리미엄, 월드컵 성공 및 충청권 수도이전 공약에 보수후보와의 단일화가 합쳐져서 승리했다고 분석한다.

무엇이 대세인지를 보는 을 살펴보면 ‘10년 주기설처럼 10년 보수 정권에 국민들이 염증을 낼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경제와 외교안보, 사회 갈등 분야에서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건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난맥상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껴 이를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심판한 바 있다.

선거 구도인 를 보면 국회는 여소야대, 광역자치단체장도 8:9로 여소야대였으나, 바른정당으로 간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로 인해 6:11로 여소야대 구조가 심화됐다. 지역구도는 주요후보들이 영남권 출신이라 영호남 대결보다는 TK·PK 대결구도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망했다. 언론과 SNS구도에서도 야권이 유리할 것으로 보았다.

누가 대통령감인지를 살피는 을 보면 야권은 이미 2012년 대선에서 검증이 끝난 문재인이라는 카드를 가져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김 전 고문은 이 번 대선에서 장수보다 진영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바로 편제·참모·조직력을 의미하는 이다.

김태형, 심리 분석으로 바라본 장미대선

▲ 심리학자 김태형 소장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은 대선이 2017년 연말에 치러질 것을 전제로 기획된 책이다. 김태형 소장은 지난 2015<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연산군과 같은 심리로, 대통령 하기 싫은 대통령’, ‘박근혜를 다룰 줄 아는 극소수에 심리적으로 굉장히 의존한다와 같은 폭탄 발언을 던진바 있다. 김영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나온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좌파의 책동운운하는 발언의 예시가 될 정도인 것. 김 소장의 이 발언 당시에는 소설내지는 흑색선전으로 취급될 만한 말이었다. 하지만 현재 모든 대한민국 국민 중 이를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먼저 김 소장은 문재인 후보에 대해 진심으로 정치하기 싫었지만, 시대가 등을 떠 밀은 사람으로 규정한다. 이어 문재인의 삶을 지배하는 동기로 사회개혁 동기와 함께 아버지의 사랑을 받기 위한 출세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한 두 가지 동기의 절묘한 타협이 바로 인권 변호사라는 것. 착한 사람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김 소장은 문재인의 대권 도전이 본인과 나라에게 좋은 일이 되려면 하루빨리 어중간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비록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석패했지만 이재명에 대한 김 소장의 분석도 흥미롭다. 지난 1월 이재명이 자신의 출마 선언에서 저는 저의 행복을 위해 싸웠을 뿐이라고 발언한 대목을 보고 국민과 일체감을 느끼는 정치인이라고 김 소장은 분석했다. 현재의 이재명은 완성된 정치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발전 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것. 특히 현실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력에 김 소장은 높은 점수를 준다.

2012안철수 신드롬을 낳은 안철수 후보를 김 소장은 모범적인 지식인의 전형이자 바른생활 사나이로 본다. 김 소장이 안철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치인은 일반적으로 권력 욕구가 강한데 안철수는 명예욕이 훨씬 높기 때문. 하지만 안철수는 명예욕을 실현하기 위한 승부욕구가 강하고, 이러한 성격이 지는 싸움은 피하도록 만든다고 분석한다. 과도한 승부욕이 싸움을 피하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는 것. 안철수가 편안한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정치를 하는 날이 진짜 새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날이라고 김 고문은 기대한다.

보수의 주자 유승민 후보에 대한 김 소장의 분석은 날카롭다. 유승민은 이재명과는 정반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주류 정치인이다. 하지만 보수답지 않은 보수이자 미국 대통령 면전에서도 할 말은 하는 반항의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유승민이 권위를 향한 통제불능의 반항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며 2인자 저격수 체질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과 김의 두 가지 분석 틀, 이번 대선 예측하나

김구철은 문재인을 대권 주자에게 필요한 3대 조건인 전국조직, 싱크탱크, 팬클럽을 모두 갖춘 유일한 후보로 본다. 하지만 호남 반문정서, 독자적 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에 취약한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에 문재인을 위해 3가지를 제언했다. 이회창을 반면교사로 겸손할 것과 타협과 협상을 배워 유연해질 것, 측근들이 더 유능한 인재들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이다.

김태형 소장은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종북 몰이는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역설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덕인데, 집권 초기부터 남발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어 김 소장은 지역주의는 급속히 퇴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세대 갈등은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기 대선으로 인해 김 소장의 차기 대선후보 분석은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 4명에만 그쳤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대선 관련 책 중에 경력이나 예측력에서 발군의 두 저자가 쓴 책들이 과연 이번 장미대선을 정확히 맞출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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