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기아차 판매량 70%↓, 현대차 반토막
사드 보복에 기아차 판매량 70%↓, 현대차 반토막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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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승계 '적신호'되나

현대·기아차가 위기에 빠졌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차기 회장 승계를 두고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실적이 좋아야 승계에 대한 내외의 반발을 누를 수 있는데, 중국은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 대수의 2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4일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작년 3월 대비 52.2% 줄은 72032대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44.3%, 기아차는 68.0% 줄었다. 현대·기아차 중국 월 판매 실적이 지난 291222대로 10만대 선이 지난해 이후 처음 깨진데 이은 것이다.

준 것은 판매량뿐만이 아니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베이징현대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057.5%에 달했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도 줄곧 6%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55.6%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3.9%, 3.7%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중국현지 공장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부터 베이징 공장 야간 조업을 중단했고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 공장은 지난달 24일부터 12일간 가동을 중단했다.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기아자동차 생산 라인도 지난달 1·2·3공장이 돌아가면서 1주일씩 가동을 멈췄다. 하반기 가동 예정이던 충칭(重慶) 공장도 가동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도 2012년에 이미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었을 때 중국 판매량이 최대 70%까지 빠진 적이 있다. 이후 일본 업체들이 예전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렸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 판매 감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현지 업체들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현지 자동차 업체들은 애국주의를 선동하며 사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는 자사 차량에 한국 브랜드를 반대한다는 깃발을 달고 시위를 벌였다. 또 다른 현지 자동차 업체는 한국 차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애국 선물을 증정하겠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폴크스바겐 중국 딜러들은 한국 차를 팔고 자사 차를 사면 3000에서 16000위안(50~260만원)을 할인해주는 특별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차량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중국내 제네시스 판매법인을 별도로 설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태스크포스(T/F)팀이 중국 현지 시장조사와 관련 법규 등 현지법인 설립 작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안에 제네시스 중국 판매법인 설립을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중국에서 제네시스를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등을 벤치마킹해 고급차 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범했다. 지난 2015년 말 최고급 대형 세단인 G90(국내 차명 EQ900)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대형 세단인 G80을 내놨다. 올해는 중형 세단인 G70을 출시할 예정이다. 판매법인이 만들어지면 현대차는 이들을 중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내 판매량 목표치(195만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3~4년 전부터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여오는 상황에서 사드 사태가 주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과연 현기차의 중국 시장 승부수가 통할 지가 주목된다. 이는 차후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실적 문제와 맞물려 관심이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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