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8인의 호위무사로 '배신의 정치' 갈아엎나
박근혜, 8인의 호위무사로 '배신의 정치' 갈아엎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래불사춘. 박근혜 대통령의 심경이다. 봄은 왔지만 봄이 아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삼성동 사저로 쫓기듯 왔다. 정치 생명도 끝났다. 실상 그렇지 않다. 삼성동 사저로 진박(진짜 박근혜)계가 모여들고 있다. 서청원·윤상현·최경환·조원진·이우현·김진태·박대출·민경욱 등 이른바 호위무사 8인이다. 정계에서는 YS·DJ에 이은 삼성동 사저 정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997년 정계 입문한 박은 위기 속에 빛을 발휘했다. 선거의 여왕이 됐다. 2012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그의 승부사 기질은 선거에서 빛났다. 대선·지방선거·총선이 연이어 있다. 박의 부활 신호탄이 선거를 통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은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 피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3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했다. 이틀 만에 삼성동 사저로 쫓기듯 왔다. 정치 생명도 끝났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이것이 박의 생각이다. 그의 생각은 312일 삼성동 사저 앞 행보에서 읽혀질 수 있다. 이날 저녁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침묵하던 박은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민경욱 의원의 입을 빌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헌재의 선고를 못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헌재 불복은 재기를 노리는 그녀의 복심이다. 박은 그의 곁을 지키는 8인의 무사와 헌재 탄핵 인용 후에도 승복하지 않는 8% 내외의 콘크리트 지지자가 있다. 이것이 그의 파워인 셈이다.

사저정치를 시작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내 진박인 서청원·최경환(총괄윤상현·이우현·조원진(정무김진태(법무·박대출(수행민경욱(홍보)등 이른바 호위무사 8인을 중심으로 삼성동계가 조직됐다. 사저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8인은 맡은 바 역할에 따라 박을 위해 움직일 전망이다.

8인의 호위무사 삼성동계의 시작?

이들이 향후 박의 복심이 되어 여의도 정가와 메신저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동계는 검찰수사 대비 탄핵 부당성 주장 친박 재결집 새누리당 복원 대선·지방선거·총선 영향력 강화 포스트 박근혜 전략 등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 전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 빛났다. 97년 정계입문한 뒤에 패색이 짙던 선거에서 반전을 일으키며 승리를 거두었다. 정가에서는 박에게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2012년에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박의 반격은 언제 시작될 것인가. 이에 대해 정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진 박이 사저정치를 통해 TK(대구·경북)와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시켜 선거를 통해 정치에 개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 검찰 수사와 헌재 불복 등과 관련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다음 20186월 지방선거와 2020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박은 부활의 신호탄을 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칼과 방패의 전쟁

박이 재기하기 위해선 검찰의 벽을 넘어야 한다. 검찰은 21일 박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뇌물수수를 비롯해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측도 검찰의 날선 칼날에 맞설 단단한 방패를 준비했다. 정장현(56·연수원 16), 위재민(59·연수원 16), 서성건(57·연수원 17), 채명성(38·연수원 36), 손범규(50·연수원 28), 황성욱(42·연수원 42) 변호사가 검찰 칼날을 막을 방패다. 헌재 탄핵을 담당했던 김평우, 서석구 변호사 등은 배제시켰다.

한 지붕 두 가족

자유한국당은 그야말로 자유다. 이른바 삼성동계인 진박(진짜 박근혜)과 친박(친 박근혜)으로나뉘었다. 한 지붕 두 가족 행태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당도 불가피하게 단호하게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에 짐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 달라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개인적, 정치적 인연으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 친박 진영이 고립양상이다. 정치는 정치일 뿐이다. 금배지를 단 것과 안단 것은 천양지차이다. 누가 대권을 쥐느냐보다 국회의원들에겐 자신의 공천과 금배지가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 콘크리트 지지율 8%를 가진 박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부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자유한국당 내 비박 활동을 막는 요인이기도 하다. 배신자로 찍혔다간 총선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하고 있다.

야권, 사저정치 비난

야권은 헌재서 파면된 박의 사저정치를 비판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삼성동계 탄생에 경악한다대통령 탄핵에도 반성은커녕 새로운 계파를 창출하는 자유한국당의 민낯에 국민은 신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헌재 불복 논란에 이어 이제 사저정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을 대비하고, 친박의원들은 향후 대선정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사저 보좌진선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헌재 탄핵에 불복하는 박의 행보에 야권의 비판은 커져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